[김하늘이 뽑은 별별 명장면] ‘나를 잊지 말아요’ 아프고 아팠던
2016-01-11 10:09
영화 ‘나를 잊지 말아요’는 교통사고 후, 10년간의 기억을 잃어버린 채 깨어난 석원(정우성 분)과 그 앞에 나타난 비밀스러운 여자 진영(김하늘 분), 지워진 기억보다 소중한 두 사람의 새로운 사랑을 그린 감성멜로다.
극 중 김하늘이 연기한 진영은 깊은 비밀을 간직한 인물로 석원의 과거와도 연관이 있다. 그는 시종 긴장감 있는 연기와 아련함을 통해 미스터리 멜로라는 새로운 장르를 완성해냈다. 이에 대해 김하늘은 캐릭터에 대한 고민과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생각을 많이 해야 했죠. 큰 상처를 안고 있으면서 석원과 관객을 속여야 하니까요. 영화가 천천히 퍼즐을 맞춰나가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보니 관객이 보기에 편안하게 흡수되어야 하고 석원에게는 매력적으로 보여야 했어요. 거기에 트라우마가 드러나는 모습도 계산해야 했던 것 같아요. 퍼즐이 맞춰지는 과정, 그 이해의 순간을 생각했죠.”
그가 가장 고통스럽고 고된 장면으로 꼽는 것은 극 중 석원과 처음 대면하는 병원 신이다. 기억을 잃은 석원의 시점에서 진영은 석원의 얼굴을 보며 난데없이 울음을 터트리고 묘한 여운을 남기며 사라진다. 김하늘은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가장 부담스럽게 느껴졌던 장면”이라며 “심지어 첫 신이었다”고 털어놨다.
“제일 힘줘야 하는 장면인데 그걸 처음부터 찍으려니 힘들더라고요. 감정이 차곡차곡 쌓인 뒤에 찍었다면 더 좋았을걸. 부담감이 너무 커서 감독님께 미뤄달라고 투정을 부리기도 했지만 잘 안 됐죠(웃음). 감독님이 정말 어려운 신을 원하시더라고요. 몰입이 어려웠던 건 아닌데 그 장면을 3일간 찍어야 했거든요. 그 감정을 3일간 유지하고 감정 안에 갇혀있는 게 힘들었어요.”
나중에는 “너무 울어서 두통까지 올 정도”였던 김하늘은 모든 비밀을 알고 있는 진영의 입장에서 큰 부담과 아픔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김하늘의 말처럼 석원과 진영의 첫 대면 신은 그가 느꼈을 ‘부담감’만큼이나 영화에서 강렬하게 작용하는 시작점이기도 하다. 그 장면을 통해 관객들을 물음표를 떠올리고 그 강렬함으로 영화를 끝까지 밀어붙이는 힘을 만들어낸다. 차곡차곡 쌓아올린 감정이 아닌 한방에 끌어올린 감정으로 묵직한 첫발을 내디딘 셈이다.
“미스터리와 멜로라는 색다른 장르를 관객들이 어떻게 받아들일까 우려했어요. 구성도 색깔도 기존 영화와는 다르니까요. 하지만 다행히 좋다는 이야기들이 들려와서 마음이 놓여요.”
한편 ‘나를 잊지 말아요’는 지난 7일 개봉, 현재 절찬리 상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