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 그래핀 이용 인공근육형 작동장치 개발…기존보다 3배 유연

2016-01-08 11:20

(위)도핑된 그래핀 기반 인공근육형 작동기의 단면 이미지. (아래)인공근육형 작동기 구동 사진 [사진=카이스트 제공]


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오일권(43) 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원) 기계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탄소 원자로 만든 소재인 '그래핀'을 이용해 고성능 인공 근육형 작동 장치를 개발했다.

인공근육형 작동기는 외부의 전기 자극을 이용해 인공근육의 움직임을 제어하는 작동장치다. 백금이나 금을 기반으로 제작한 인공근육형 작동기는 제작 기간이 일주일 가까이 소요되고 비쌀 뿐더러 실용성이 떨어지는 한계가 있다. 

오 교수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래핀과 화학물질, 전도성 고분자를 이용했다. 황과 질소를 그래핑에 도핑하고 전도성 고분자와 함께 섞어 부드럽고 전도성이 탁월한 유연 전극을 제작, 이를 바탕으로 고성능 인공근육형 작동기를 개발했다. 2시간 이내 제작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황과 질소가 동시에 도핑된 그래핀의 원소 매핑 이미지 [사진=카이스트 제공]


연구팀이 이번에 개발한 작동기는 0.5V와 1V의 낮은 인가전압에서도 기존보다 굽힘 성능이 3배 이상 뛰어나고 5시간 이상 성능을 유지할 수 있다. 

이 원천기술은 향후 △소프트 로보틱스 △3D 프린팅된 작동기 △부드러운 햅틱 디바이스 △웨어러블 전자소자 △유연 디스플레이전자소자 △생체 의료기기 등 각광받는 차세대 기전소자로 응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오 교수는 “고성능 인공근육형 작동기 기술은 향후 첨단 기전소자의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며 “특히 3D프린팅 기술과 함께 발전하면 차세대 웨어러블 소자로 상용화 가능성이 커질 전망이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 리더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카이스트 김재환 박사과정, 코탈 박사가 공동 1저자로 참여했고 김광진 라스베가스 네바다주립대 기계공학과 교수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진행됐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스(Advanced Materials) 지난해 12월 15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 그래핀
흑연의 한 층을 말하며 탄소 원자가 육각형 벌집 모양으로 평면에 배열되어 있는 형태다. 기계적 성능 및 전기·열 전도성이 매우 뛰어나고, 유연하다.

☞ 이종 원소
탄소와 수소 이외의 원소로 보통 질소, 산소, 황, 인, 브롬, 요오드 등을 말한다.

☞ 그래핀 화학적 도핑
도핑은 순수한 물질에 불순물을 섞는 것을 말한다. 이번 연구에서는 질소, 황, 붕소 등의 이종 원자를 그래핀의 탄소 원자와 치환하거나 결합시키는 과정으로, 이를 통해 그래핀의 전기 및 전기 화학 성능의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 인공근육형 작동기
외부의 전기 자극을 운동에너지로 변환해 굽힘 운동을 하는 메커니즘을 가지는 작동기로 인가 전압 및 주파수의 제어를 통해 움직임을 제어할 수 있다.

☞ 전도성 고분자
가볍고 유연할 뿐만이 아니라 전기가 통하는 플라스틱으로, 금속을 대체할 수 있는 재료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