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개혁안되면 미래 30년 성장기반 공허한 메아리…4대개혁 절박" 정의화 국회의장 "和가 으뜸"
2016-01-04 16:40
청와대 신년 인사회…"정치권, 민생에 모든 것 걸고 스스로 개혁해야" 노동개혁·경제활성화법안 처리 압박
"중국 경제둔화 우려에 한반도 외교안보 잠시도 마음 놓을 수 없어"
"중국 경제둔화 우려에 한반도 외교안보 잠시도 마음 놓을 수 없어"
아주경제 주진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4일 "10년 뒤 우리나라가 무엇으로 먹고살지, 우리 청년들이 어떤 일자리를 잡고 살아가야 할지를 생각할 때마다 두려운 마음이 들곤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정의화 국회의장을 비롯한 5부 요인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등 여당 지도부, 경제5단체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신년인사회에서 이 같이 말하면서 "그때마다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4대 구조개혁을 반드시 마무리해야한다는 절박감이 생긴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그렇지 않으면 국민들이 바라는 경제활력의 불꽃이 일어나지 못하고, 우리 청년들이 간절히 원하는 일자리와 미래 30년 성장의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공허한 메아리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올해 대내외적 경제 여건에 대해 "세계경제가 여전히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특히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 경제의 둔화가 우려스럽다"면서 "청년일자리, 기업경쟁력 약화, 인구절벽 등 당장 우리가 극복해야 할 내부과제들도 산적해 있고,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안보 역시 잠시도 마음을 놓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이런 상황일수록 우리가 변화와 개혁을 이루지 못하다면 과거로 돌아가 국가적으로 어려움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며 "경제개혁과 국가혁신의 과제들은 우리의 미래가 달려있는 것들이고, 후손들을 위해 반드시 매듭을 지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은 "정치가 국민을 위한 일에 앞장서야 하고, 국민의 민생에 모든 것을 걸어줘야 한다"며 "지금 정치권이 스스로의 개혁에 앞장서 변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의 이러한 언급은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정 의장과 여당 지도부 등 정치권 인사를 향해 노동개혁 5법 및 경제활성화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우회적으로 당부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국회가) 새해 국민의 삶을 돌보는 참된 정치를 실천에 옮겨서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회복하길 기대하고, 공직자들은 부패척결과 비정상의 정상화 작업을 일관되게 추진해 기본이 바로 서는 사회를 앞장서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우리는 전쟁의 폐허와 최악의 상황 속에서도 함께 힘을 모아 세계가 놀란 발전을 이뤄냈다"면서 "우리는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정신을 집중해 화살을 쏘면 바위도 뚫을 수 있다는 옛 말씀이 있다"면서 "지금 우리 앞에 많은 난관과 도전이 있지만, 우리가 마음과 힘을 하나로 모은다면 못해낼 일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지혜와 창조를 상징하는 붉은 원숭이해에 우리 모두가 창조적 지혜와 열정을 한데 모아서 평화통일의 기반을 다지고, 힘차게 도약하는 밝은 미래의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가자"고 말했다.
이에 정 의장은 건배사를 통해 "박 대통령님께서 추구하시는 4대 개혁은 물론이고 앞으로 닥칠지 모르는 위기상황을 잘 이겨내기 위해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화합"이라고 말했다.
정 의장은 다산 정약용의 '식위정수'(食爲政首·먹고사는 것이 우선)를 거론하면서 "경제가 정치의 머리에 있기는 하지만, 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화(和)가 정치의 으뜸이 돼야 한다"며 '화위정수(和爲政首)'란 표현도 썼다.
또 노자의 도덕경에 나오는 '청정위천하정'(淸靜爲天下正)을 인용해 "맑고 고요한 가운데 나라를 다스리면 그 나라가 올바르게 다스려질 수 있다는 의미다. 갈등과 분열을 해결하는 방법은 화합과 통합의 정신을 갖고 나라를 하나로 마음을 다져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신발(새해에는 신바람나게 발로 뛰자)'이라는 건배 구호를 외쳤다.
정 의장이 여야 합의 미비를 사유로 청와대의 직권상정 요청을 거부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날 '화합' 발언은 노동개혁 및 경제활성화 법안의 직권상정 불가라는 기존 입장을 우회적으로 시사한 것으로 여겨졌다.
실제로 정 의장은 신년 인사회에서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을 만나 "경제 법안과 선거구 획정 문제는 완전한 별개의 문제"라고 말했다고 기자들에게 전했다. 청와대가 조속한 통과를 요구하는 경제 관련 법안은 직권상정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