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리딩뱅크 탈환 위해 비은행 부문 전열 재정비
2015-12-29 15:11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이 비은행 사업 부문의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주요 인사들을 잇따라 선임하고 있다.
대우증권 인수전을 앞두고 지난 10월 가장 먼저 김옥찬 SGI서울보증 사장을 지주 사장으로 내정한 것도 비은행 강화를 위한 포석이다. SGI서울보증 후임 인사가 늦어지면서 그동안 공식적으로 업무에 나서지 못했지만 후임 사장이 결정됨에 따라 다음달 정식으로 취임하게 된다. 김 내정자는 앞으로 비은행 계열사의 경영을 맡아 비은행 사업 부문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집중할 예정이다.
지난 28일 단행한 주요 계열사 사장단 인사 역시 비은행 부문 강화와 계열사간 시너지 확대에 초점이 맞춰진 모습이다. 올해 말 임기가 끝나면 8개 계열사의 대표 가운데 6명을 유임시키면서 경영 일관성을 유지하는 한편으로 KB손해보험과 KB국민카드의 대표를 교체하면서 비은행 부문을 재정비했다.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 후보는 KB금융 재무, HR, IR 총괄 부사장을 비롯해 전략담당 상무, 이사회사무국장 등 지주와 은행의 주요 업무를 두루 경험해 은행 뿐만 아니라 비은행도 종합적으로 관할할 수 있는 리더십을 보유하고 있다고 회사 측은 평가했다. 특히 지난해 말 인사에서 전무를 건너뛰고 바로 부사장으로 승진할 정도로 윤 회장의 신임도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웅원 KB국민카드 사장 후보는 지주와 은행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 전략기획부장, 경영관리부장 등 재무, 전략, 경영관리 등을 모두 경험, 전략적인 마인드와 추진력을 가지고 조직 정비가 가능한 탁월한 조직관리 역량을 보유한 강점이 있다.
KB금융 측은 "시너지 극대화 추진이 필요한 KB손해보험과 새롭게 조직을 정비해 불확실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는 KB 국민카드에 한해 신임 대표 후보를 추천했다"고 설명했다.
KB금융의 최근 이러한 행보는 비은행 사업 강화를 계속 강조하고 있는 윤종규 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실패로 끝났지만 최근 대우증권 인수전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KB금융의 경우 9월 말 기준 은행이 그룹 순이익의 67%나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카드가 20%, 증권이 3% 수준에 불과하다. 이에 반해 경쟁사인 신한금융은 비은행 부분 비중이 41%에 달한다. 또 최근 저금리 지속으로 은행의 수익성이 계속 악화되고 있어 비은행 사업의 중요성이 더욱 커진 상황이다.
이에 KB금융은 이번 인사를 통해 손보·은행 제휴상품 개발, 손보·카드 설계사 조직 회원 모집 연계, 손보·생명 GA채널 제휴 등 그룹 내 시너지 극대화를 추진하고 계열사간 신속한 업무 협업 체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KB금융의 경우 다른 지주사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은행 비중이 높기 때문에 비은행 사업을 강화하려는 노력을 계속할 것이다"면서 "다만 금융산업의 성장이 한계에 다다른 상황에서 새로운 사람만 앉혀 놓는다고 경쟁력이 저절로 개선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다양한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