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관리소홀" "제멋대로" 부적정업무 처리…94명 문책

2015-12-28 13:09
2015 제주도청 종합감사 결과

 

아주경제 진순현 기자=제주도가 공유재산 관리를 소홀히 하고, 학술용역비을 제멋대로 집행하는 등 예산·회계·보조금 집행, 인사 관리업무 등에서 허술하게 관리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도 감사위원회(위원장 오창수)는 제주도청의 지난 2012년 10월 이후 업무 전반에 대해 지난 9월 7일~22일까지 12일간 종합감사를 실시, 결과를 28일 공개했다.

감사결과 지방세 체납자 압류해제 부당처리 등 관련자 1명에 대해 징계요구하고, 재산관리, 보조금 지원 등의 업무를 부적정하게 처리한 관련자 93명에 대해서는 훈계 등의 신분상 조치를 요구했다. 또 업무처리 부당사항 134건에 대해 시정·권고 등 행정상 개선을 요구했으며, 재정상 처분으로 14억5100만원을 회수 또는 감액토록 했다.

주요 지적 사항으로 공유재산 매각·교환 등의 업무를 함에 있어 공유재산이 공공의 매각목적과 달리 사용하고 있는데도 환매요구 등 조치를 하지 못하고 있었다. 특히 대부만료 된 공유재산을 제3자가 무단점유해 사용하고 있으며, 옛 보건환경연구원 건물인 경우 사회단체에 사용토록 하면서 사용료 등을 부과하지 않는 등 공유재산 관리업무를 소홀히 했다.

학술연구용역 집행, 관리 및 활용 등의 업무가 그동안 수의계약으로 진행되어 온 사실이 드러났다. 2012년 이후 추진한 151건의 학술용역중 88.7%인 134건이 수의계약됐다. 이 중 18건의 용역사업은 예산편성하지 않은 채 3억500만원을 다른 사업비에서 빼내 부당하게 집행했으며, 13건은 용역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치지 않은 채 용역계약을 체결했다. 그리고 학술연구용역 중 5개 용역의 경우 용역결과물을 활용하지 않아 예산이 비효율적으로 집행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특히 ‘글로벌 제주브랜드 구축 및 마케팅 전략방안’ 용역의 경우 기존브랜드 ‘Only Jeju’를 ‘Find Your Jeju’로 바꿔 제시했지만 종전의 브랜드에 비해 특별히 낫지 않고, 도민공론화 과정이 부족해 교체에 따른 비용이 과다하다는 이유 등으로 교체를 보류함에 따라 7억원 상당의 예산낭비를 초래하는 등 학술연구용역사업을 부적정하게 처리했다.

예산·회계 및 보조금 집행 관리업무에서 외국인관광객 유치홍보를 위한 국외여비를 해외 관광지를 견학하는 선심성 여비로 집행한 것이 확인됐다. 뿐만 아니라 체육회에서 업무추진비 성격의 예산을 운영비와 사무관리비 등에서 부당집행 했는데도 그대로 정산처리 하였고, 선금지급대상이 아닌 관급자재 등 물품구입비를 예산 조기집행이라는 이유로 부당하게 선고지 신청을 해 재정손실을 초래했다.

또 특정사회복지법인에 장애인직업재활시설 매입에 따른 보조금을 지원하면서 매입비 전액인 26억원을 보조금으로 취득케 하고, 20년간 무상·사용 수익허가를 해주는 등 특혜를 줬다. 여기에 민간자본보조금으로 집행할 수 없는 소모성물품, 취·등록세 등을 집행하거나 개인소유 차량의 유류비 및 수리비를 보조금으로 집행하는 등 목적 외로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사관리업무에서도 문제점이 드러났다. 근무성적 평정 등 인사관리업무를 함에 있어 자치단체장의 임기만료, 사임(선거입후보) 등으로 해당연도 중간에 퇴임하는 경우 승진 예상인원은 재임기간을 기준으로 산정하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지난해 사무관 승진의결 시 도지사의 임기까지의 결원만을 산정하지 않고 연말까지의 결원 예정인원을 산정해 승진의결 했으며, 에너지 관리업무에 이해관계가 있는 에너지공사 직원을 부당하게 파견 받아 업무를 수행토록 하고 있었다.

각종 개발사업 및 시설공사 업무를 추진함에 있어 생태계보전협력금 부과대상 개발사업 허가 후 생계계보전협력금 1억8000만원 상당을 부과하지 않았고, 민자유치 어항개발사업인 경우 당초 사업내용에 없던 숙박시설이 추가되는 등 중대한 사항이 변경되어 허가조건에 따라 신규사업으로 허가해야 하는데도 부당하게 변경허가로 업무처리했다. 

또한 각종 공사를 하면서 설계도서의 내용이 현장 조건에 부합하는지, 설계대로 시공되었는지 여부 등에 대한 검토를 소홀히 함에 따라 11건 공사·11억400만원을 과다계상 했으며, 4개의 공사에서 1억1000만원을 과다지급 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특히 국도대체우회도로 건설공사에서 발생한 사석을 가공 판매할 경우 2억4100만원을 절감할 수 있는데도 인근 석산에 무상 제공하는 것으로 추진되고 있어 사석활용방안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제도개선이 필요한 사항으로 ‘자동차관리사업의 등록기준에 관한 조례’와 ‘개발사업시행 승인 등에 관한 조례’가 상위법령에 위반되는 문제가 있고 ‘제주국제화장학재단 인재육성사업 운영 세칙’의 경우에는 현실에 맞지 않으므로 조례 등의 개정검토가 필요했다. 또 골재채취로 인한 환경훼손 방지를 위해 공공재인 사토를 토석자원으로 재활용하는 정책전환과 ‘우천형 고휘도 차선도색’ 이후 일부 구간에서 반사성능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어 하자보증 기간내 반사성능 기준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위는 “관행적으로 이루어지는 위법·부당한 업무처리 행태에 대해 엄중한 처벌을 요구하는 한편 부적절한 업무처리의 원인을 근본적으로 제거할 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 필요사항을 적극 발굴하는데 감사역량을 집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