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짜리' 전락한 국회의장 쟁점법안 회의…여야 평행선 '여전'

2015-12-22 18:10

"야당은 어디에" = 정의화 국회의장(오른쪽에서 넷째)이 22일 오전 국회 접견실에서 열린 상임위원장단 및 양당 간사단 연석회의에서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와 악수를 하고 있다. 연석회의에 새정치민주연합은 불참했다. [남궁진웅 timeid@]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선거구 획정과 쟁점법안 처리를 놓고 임시국회가 2주째 공전을 거듭하고 있지만, 해법이 보이지 않는 안갯속 정국이다.

정의화 국회의장이 22일 양당 원내대표와 각 상임위 간사, 상임위 수석전문위원들을 초청해 쟁점법안에 대한 이견을 조율하기 위해 나섰지만, 야당의 불참으로 반쪽짜리 회의가 되고 말았다. 결국 법안처리가 올해를 넘길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대신 여야 원내대표와 원내수석부대표, 정책위의장이 모이는 3+3 회동에서 논의하자고 정 의장에게 역제안을 했다.

이목희 새정치연합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정 의장의 회의 소집과 관련해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렇게 해서 될 일도 아니고 효율성도 담보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것은 상임위 중심주의에 위배되는 것"이라며 "상임위를 중심으로 의논하고, 필요하면 원내지도부가 나서서 조정할 일이지 국회의장이 이것까지 할 일은 아니다"라며 유감을 표했다.

이러한 이유로 야당 의원들이 불참하면서 회의는 새누리당 각 상임위 간사들이 법안과 쟁점사항을 설명하고 정 의장이 이를 체크하는 선에서 끝이 났다.

정 의장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야당의 비판에 대해 "(이날 소집은) 중재한 것은 아니고, 독려하자는 자리였다"고 해명했다. 이어 접점을 찾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 "정말 내가 하늘을 보고, 부처님을 보고, 조상님을 보고 기도하고 있다"고 답했다.

여야 원내대표는 우선 24일 오후 3시에 다시 한 번 만나기로 구두약속을 했다. 선거구 획정을 위해 정 의장은 당 대표들도 소집할 예정이다.

하지만 반쪽짜리 회의에서 보듯, 여야 이견을 좁히기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여당 간사인 이진복 의원은 이날 기자와 만나 "타협이 됐으면 벌써 됐을 것"이라고 말했고, 같은 당의 기획재정위원회 간사인 강석훈 의원은 "특별히 진전된 사항은 없다"고 전했다.

임시국회 종료일은 내년 1월 8일이다. 이 때문에 결국 법안처리와 선거구 획정이 모두 해를 넘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여당은 결국 의장이 직권상정 등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보고 있다.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의장도 최선을 다해 노력하지만, 결국 이런저런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경우에 다른 선택지가 없지 않나"라며 "그럴 땐 직권상정이란 법에 규정된 수단밖에 없을 것, 피하고 싶은 상황이겠지만 국회 운영을 이렇게 마냥 방치만 하고 있는 상황이기에 결단을 내려야한다"고 촉구했다.

다만 정 의장은 기자들에게 "(쟁점법안에 대한)직권상정은 법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선을 그었다. 

한편 국회의 법안처리를 압박해왔던 청와대는 이번에는 손을 놓고 있는 국회에 감성적으로 호소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올해 마지막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참담하고 통탄스럽고 답답하다"는 감성적 수사를 썼다.

박 대통령은 "올해가 가기 전에 노동개혁, 경제활성화와 테러방지법안 등 국민 삶과 직결된 중요 법안에 대해선 (국회가) 마음을 열고 대승적인 처리를 해주셔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앞으로 혁신과 개혁의 노력이 후퇴하거나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다면 우리는 국제사회의 신뢰를 잃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