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참담하고 통탄스럽고 답답하다"…법안 지연 한탄
2015-12-22 13:25
국무회의 주재 "구조개혁 후퇴하면 신용등급 하향할 수 있어"…"혁신·개혁 노력 후퇴하면 국제사회 신뢰잃고 사투 벌여야 할 것"
아주경제 주진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22일 "이제 열흘이 지나면 정년연장이 시작되는데 그냥 이대로 간다면 청년들의 어러움은 더욱 커질 것"이라며 "국회가 조금이라고 이분들의 애타는 심정에 귀기울이고 적극적으로 나서주기만을 기다리는 심정, 참 참담하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올해 마지막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노동 5법이 통과돼 노동개혁이 본격 추진되면 향후 5년 동안 37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내수활성화와 저출산 문제도 크게 개선할 수 있을텐데 참으로 안타까울 따름"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통령은 "전국 상공회의소 회장단 오찬에 이어 최근 모든 경제단체와 특히 중소기업인들까지 하루빨리 경제활성화와 노동개혁 법안을 국회에서 통과시켜줄 것을 간절히 호소하는 것을 들으면서 대통령으로서 참으로 안타까웠고 그분들이 얼마나 힘이들까 하는 생각에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또한, 박 대통령은 "지금 세계적으로 테러위협에 노출된 상황에서 테러방지법도 통과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통탄에 가까운 일"이라고 "한편으로는 국회와 정치권이 법안통과를 호소하는 이들의 간절함을 지금 듣고 있는지 가슴이 답답하기만 하다"고 호소했다.
박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미래는 결코 저 개인, 대통령의 것도 아니고 정치권의 이득과 실리보다 더 중요한 것이 국민 경제 살리기와 국민의 안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치개혁의 궁극적인 목표도 정치개혁을 위한 개혁이 아니라 결국 국민경제 살리기, 국민의 안전, 국민의 삶을 더 낫게 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정치개혁도 여기에서 출발점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은 "올해가 가기 전에 노동개혁, 경제활성화와 테러방지법안 등 국민 삶과 직결된 중요 법안에 대해선 (국회가) 마음을 열고 대승적인 처리를 해주셔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당부했다.
또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의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과 관련, "이번 신용등급 상향에는 지난 3년 동안의 성과뿐 아니라 우리가 제시한 혁신에 대한 신뢰가 미리 반영돼 있다는 점"이라며 "구조개혁이 후퇴하면 신용등급을 다시 하향할 수 있다는 경고 메시지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노동개혁 및 경제활성화 법안 등이 처리되지 못해 구조개혁이 후퇴했다는 시그널을 국제사회에 던져줄 경우 언제든지 신용등급이 내려갈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즉,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은 우리의 구조개혁 노력을 선제적으로 반영한 것이기 때문에 실제 개혁작업이 완수되지 못한다면 국제사회의 신뢰를 상실해 경제에 어려움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점까지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일단 "지난 주말 외환위기 당시 우리를 가장 먼저 투기등급으로 떨어뜨렸던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가 우리나라 국가신용등급을 Aa3에서 건국 이래 최고등급인 Aa2로 상향조정했다"며 "(이것은) 그동안 우리의 경제 활성화와 대외건전성 개선 노력, 현재 추진 중인 4대 개혁을 통한 개선 노력이 객관적으로 평가받고 신뢰를 받은 결과"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무디스는 한국이 지금 추진하는 구조개혁과 경제활성화가 성공할 것이라고 믿고, 이러한 신뢰를 바탕으로 신용등급을 상향조정한다고 명시적으로 밝혔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혁신과 개혁의 노력이 후퇴하거나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다면 우리는 국제사회의 신뢰를 잃을 것"이라며 "신뢰와 믿음을 잃어버리기는 쉬워도 한 번 잃어버린 것을 다시 되찾아오고, 회복하는 것은 정말 어렵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지금이 우리에게는 마지막 기회이고 지금 이것을 이루지 못하면 우리는 다시 세계에서 신뢰를 잃고 앞으로 기업이나 개인이 경제활동을 하는데도 많은 어려움과 더불어 사투를 벌여야 할 것"이라고 재차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