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올해의 사자성어에 ‘혼용무도’
2015-12-20 12:27
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 올해의 사자성어에 혼용무도(昏庸無道)가 선정됐다.
교수신문은 20일 교수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 ‘나라 상황이 마치 암흑에 뒤덮인 것처럼 온통 어지럽다’는 뜻의 혼용무도가 59.2%를 얻어 2015년 올해의 사자성어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혼용은 어리석고 무능한 군주를 가리키는 혼군과 용군이 합쳐져 이뤄진 말이고 무도는 세상이 어지러워 도리가 제대로 행해지지 않음을 묘사한 논어의 천하무도에서 유래했다.
이를 추천한 이승환 고려대 교수(철학)는 “한자문화권에서 일상적으로 많이 쓰이는 성어"라며 "연초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온 나라의 민심이 흉흉했으나 정부는 이를 통제하지 못하고 무능함을 보여줬고 중반에는 여당 원내대표에 대한 청와대의 사퇴압력으로 삼권분립과 의회주의 원칙이 크게 훼손됐으며 후반기에 들어서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으로 국력의 낭비가 초래됐다”고 밝혔다.
이외에 후보에 올랐던 사자성어 사시이비(似是而非), 갈택이어(竭澤而漁), 위여누란(危如累卵) 등도 모두 위태롭고 혼란스러운 2015년 한국사회를 걱정스러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성어들이었다.
사시이비는 겉은 옳은 것 같으나 속은 다르다는 뜻으로 겉으로 보기에는 그럴듯하지만 사실은 틀린 경우를, 갈택이어는 못의 물을 모두 퍼내어 물고기를 잡는다는 뜻으로 단기적인 이익만을 추구해 기회를 상실한다는 뜻이며 위여누란은 달걀을 쌓은 것 같이 위태로운 형태로 위험한 일이라는 뜻이다.
교수들의 이같이 비판적인 시각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성완종 리스트 등 다양한 사건사고에 정부가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데서 출발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도 불신을 키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설문에 응답한 한 교수는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민주주의의 후퇴이며 모든 다양성의 후퇴로 대통령은 국가를 사유화하고 여당은 이에 굴종하고 있다”며 “모든 국가조직과 사조직이 개인의 이익만을 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