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물가안정목표 연 2%로 하향..."물가안정 노력 의지"
2015-12-16 10:05
아주경제 박선미·문지훈 기자 = 한국은행이 내년부터 3년 간 적용하는 우리나라 물가안정 목표치를 2%로 잡았다. 한은이 목표치를 범위가 아닌 단일 수치로 설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한은은 실제 물가가 목표치 2%에서 6개월 연속 ±0.5%포인트를 벗어날 경우 한은 총재가 이에 대해 공개적으로 설명하기로 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6일 '2016∼2018년 중기 물가안정목표'를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 동기 대비) 기준 2%로 의결했다.
2013~2015년 목표치인 2.5∼3.5%보다 0.5~1.5%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세계적인 수요 부진으로 저성장 기조가 확산된 데다가 유가하락 영향으로 기대 인플레이션과 물가상승률이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는 현실을 반영했다는 게 한은 측의 설명이다.
한은은 앞으로 국내외 경기 상황과 원자재 가격, 경제구조 변화 가능성을 고려하더라도 소비자물가 오름세는 과거보다 완만할 것으로 예상했다.
구체적으로 내년에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새로운 목표인 2%보다 낮지만 2017∼2018년에는 대체로 2% 안팎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물가안정목표제는 중앙은행이 물가상승 목표를 미리 제시해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를 안정화하는 제도로, 우리나라에서는 1997년 외환위기를 계기로 1998년부터 도입됐다.
초기에는 연간 단위로 물가안정목표제를 운용하다가 2004년부터 3년 단위로 제시하는 중기 목표 방식으로 바꿨다.
각 기간의 물가안정목표는 △2004~2006년 '2.5~3.5%' △2007~2009년 '3.0%±0.5%' △2010년~2012년 '3.0±1.0%' △2013~2015년 '2.5~3.5' 등이다.
한은은 이에 대해 분명한 목표를 제시함으로써 물가안정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정한 범위의 변동폭을 제시한 기존 방식은 불명확한 정책 목표로 기대 인플레이션의 안착을 어렵게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서영경 한은 부총재보는 "중기적으로는 2%를 지향한다는 것이고, ±0.5%는 설명책임이다"며 "변동허용폭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은은 2013∼2015년에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대부분 한국은행의 물가안정목표 하한선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낮은 수준에 머물러 목표 달성이 부진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올해는 0%대의 낮은 상승률이 이어져 목표치에 한참 미달한 상태다.
앞으로 한은이 물가 상황을 국민에게 설명할 책임은 강화된다.
한은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개월 연속 물가안정목표에서 ±0.5%포인트 이상 벗어나면 총재 기자간담회 등을 통해 이탈 원인과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 통화신용정책 운영 방향 등을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0.5%포인트를 벗어나는 상황이 지속되면 추가로 설명하기로 했다.
서 부총재보는 "2% 단일 목표로 제시하는 대신 기대 인플레 안착, 물가안정목표 달성 의지를 강하게 표명하기 위해 설명 책임을 강화했다. 설명 책임은 타국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다"고 설명했다.
이후 ±0.5%포인트를 벗어나는 상황이 지속되면 추가로 설명하기로 했다.
또 국회에 제출하는 법정보고서인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통해 매년 4차례 물가안정목표제 운영상황을 정기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