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시카고, 재즈와 살인 그리고 관능적 유혹 "쇼 뮤지컬의 정석을 보여준다"
2015-12-09 14:02
아주경제 장윤정 기자 = 관능적 유혹과 살인, 위트있는 가사와 농익은 재즈 그리고 언론에 대한 통렬한 풍자가 살아있는 뮤지컬 '시카고'는 쇼 뮤지컬의 정석과 같은 작품이다.
별다른 무대장치가 없지만 화려하고 많은 배우들이 등장하지 않지만 다채롭다. 다양한 효과가 가미되지 않았지만 배우들의 노래와 연기만으로도 화끈하다. 특별하지 않은 듯 특별한 뮤지컬, 뮤지컬이 재미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시카고를 보라고 권하고 싶을 정도로 대표적인 뮤지컬 작품중의 하나다.
뮤지컬 '시카고'는 1920년대 격동기 미국, 그 중에서도 농염한 재즈 선율과 갱 문화가 발달한 시카고를 배경으로 '관능적 유혹과 살인'이라는 테마로 당시 부정부패가 난무한 사법부를 풍자한 작품이다. 연기와 춤, 그리고 앙상블과의 군무는 너무나도 자연스러워 이내 작품 속으로 몰입하게 된다.
농익은 배우들의 연기와 노래도 뮤지컬 시카고를 특별하게 만드는 요소다.
최정원, 아이비, 성기윤, 이종혁, 전수경 등 이름만 들어도 탄성이 나오는 뮤지컬 전문 배우들의 안정된 연기는 화려한 무대 배경을 필요없게 만든다. 스토리와 노래, 배우들의 등장만으로도 화려하고 섹시한 무대를 연출하게 한다. 최정원과 아이비의 원캐스트지만 두 사람은 매회 흔들림없는 노래와 연기로 관객을 맞이한다.
메리선사인역의 김서준도 눈에 띈다. 고음의 소프라노를 아름답게 처리하던 여기자 역할. 당연히 여자라고 생각했던 그가 가발을 벗고 남자 모습을 드러낼 때 진실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사실은 거짓이었다는 동전의 양면성같이 언제든 진실은 거짓으로 위장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살인도 쇼가 될 수 있는 극의 주제와도 관통된다.
'올 댓 재즈'와 '셀 블락 탱고' 등 귀에 착착 감기는 익숙한 뮤지컬 넘버도 시카고를 특별한 뮤지컬로 만드는 요소다. 멜로디가 쉽고 친숙해 한 번만 들어도 귀에 와서 꽂힌다.
'시카고'는 한국에서 벌써 12번째 시즌을 맞았다. 도무지 도덕적이지 않은, 섹시하고도 매혹적인 작품의 이 매력은 무엇일까?
많은 관객이 찾는 공연에는 당연히 이유가 있다.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와 안정적인 연기, 화려한 무대, 귀에 꽂히는 멜로디라는 뮤지컬이 가져야할 공식들이 모두 존재하기 때문이다. 쇼뮤지컬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시카고는 오는 2016년 2월6일까지 신도림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