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폭락에도 소비자 혜택 크지않고, 주유소 수익 줄었다
2015-12-07 15:04
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 저유가에도 일반 소비자와 주유소가 받는 혜택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원유가격 만큼, 국내 기름값은 이와 비례해 떨어지지 않아 소비자들은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이에 대해 업계는 국내유가의 경우, 국제 제품가격에 연동해 원유 가격과 비교하는 것이 부적합하다고 설명한다. 특히 기름값에 포함된 고율의 세금도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지난 1월과 11월의 평균 가격을 각각 비교하면, 국내 도입 비중이 높은 중동산 두바이유 가격은 해당 기간 리터당 313원(원화환산)에서 301원으로 3.8% 하락했다. 또 국내 휘발유 가격은 해당 기간 1504원에서 1473원으로 2% 내렸다. 국제 휘발유 가격은 해당 기간 390원에서 429원으로 오히려 10% 증가했다.
국내 유가가 원유가격에 비해 덜내린 것처럼 보이지만, 국제 휘발유 가격이 오른 것과 비교하면 국내 유가가 손해를 본 셈이 된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어떤 시점에는 국제가격보다 더 내린 것처럼 보이고, 어떤 때는 덜내린 것처럼 보인다”며 “특정 시점을 한정해 가격을 비교하는 것은 사실을 왜곡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과거 국내유가가 정부에 의해 고시되던 시절에는 정유사도 국제 원유가격에 연동해 가격을 책정했다. 가격자율화가 이뤄진 뒤에도 정유사는 한동안 원유가격 연동제를 유지했지만, 가까운 일본을 비롯해 국제 시장이 모두 국제석유제품가격으로 가격을 책정해 국내유가와 큰 격차가 생겼다. 당시 일본과 국내 휘발유 가격차이를 문제 삼아 원유가격 연동제를 반대하는 여론도 일었다. 이에 따라 정유업계는 이후 국제석유제품가격에 연동해 국내 공급가격을 책정하고 있다.
기름값에 포함된 유류세는 가격 인하 효과를 상쇄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유류세는 대부분 고정값으로 유가가 내려가면 유류세 비중이 커지면서 유가 변동성을 떨어뜨린다. 이에 따라 최근 유가하락으로 60% 이상 비중이 커진 유류세에 대한 불만도 생기고 있다.
또 국내 주유소 업계도 유가하락에 대한 과실을 얻지 못하고 있다. 기존에는 휘발유 가격이 인하될 경우, 소비가 증가해 수익을 얻어갈 수 있었지만, 지금은 반대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실제 최근 한국주유소협회 발표자료를 보면, 경영난으로 폐업을 선택한 주유소는 2008년 이후 6년 연속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에만 300여 곳의 주유소가 폐업했다.
이는 정부의 주유소 거리 제한 완화조치로 인해 1991년 당시 전국 3382곳에 불과했던 주유소는 2010년 1만3000여개까지 급증했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정부가 2012년 알뜰주유소를 도입하며 시장질서를 무너트린 것도 주 원인으로 꼽힌다.
주유소들은 과당경쟁으로 인해 유가가 떨어진 것을 반영하는 것 뿐 아니라, 할인경쟁에 나서는 등 제살깎기 경쟁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