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하이난 관광산업의 미래...경쟁보다는 상생을
2015-11-30 16:56
지난달 28일 중국 하이난성(省) 하이커우(海口)시 국제회의전시센터에서 열린 '제16회 하이난 국제관광섬 환러제(歡樂節‧카니발)'는 제주도와 하이난, 나아가 한·중 양국 관광산업의 발전 및 교류 확대 가능성을 보여줬다.
행사에 참석한 하이난성관광위원회(海南省旅遊委) 천톄쥔(陳鐵軍) 부주임과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인터뷰를 통해 양국 관광산업이 나아갈 미래 방향을 제시했다. 경쟁보다 상생을 추구하되, 각자만의 개성과 강점을 살리는 차별화 전략을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 하이난, 초대형 인프라로 관광개발 본격화
이는 '동방의 하와이'를 연상시키는 천혜의 자연경관에 대한 자신감과 함께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전개될 인프라 개발에 대한 정부차원의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천 부주임에 따르면 현재 하이난 정부가 주력하는 관광산업 개발분야는 관광상품, 호텔, 교통, 면세점이다.
현재 하이난은 하이커우의 씨하이안(西海岸), 싼야(三亞)의 하이탕(海棠)만 등 해안주변 관광지와 호텔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 하이난 전체에서 운영되는 글로벌 호텔은 70개까지 늘어났다.
천 부주임이 가장 힘줘 소개한 분야는 교통인프라 구축이다. 내년이면 동부와 서부 고속철이 모두 완공되면서 섬 전체 해안선을 잇는 시속 200km/h의 고속철도 관광노선이 생겨난다.
전세계 열대섬 중 세계 최초다. 특히 고속철이 통과하는 해안 관광노선의 풍광이 제일 아름다운 만큼, 다양한 관광상품을 개발할 수 있다는 게 천 부주임의 설명이다.
또 천 부주임은 교통인프라를 연계한 '면세점 관광' 확대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싼야의 세계 최대 면세점과 하이커우 메이란(美蘭)공항 면세점의 경우 제2기 확장공사를 통해 향후 운영면적은 각각 20만㎡와 10만㎡ 이상 넓어질 전망이다. 현재 정부로부터 개발 비준을 받아낸 하이커우 관란후(观澜湖) 면세점도 건설이 예정됐다.
천 부주임은 러시아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한국인 관광객 유치 전략도 소개했다. 하이난은 내년부터 한국의 대형 항공사 및 여행사, 호텔과의 합작을 확대하고 항공과 배편 노선도 확충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올해 하이난을 찾은 입국 관광객은 연인원 60만명, 향후 3~4년간에는 연인원 100만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며 특히, 올해 하이난을 방문한 한국 관광객 수는 160% 이상(연인원 3만~4만)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천 부주임은 "하이난과 제주도는 서로에게 배워갈 수 있는 점이 많다"면서 "매년 '섬 관광 포럼' 등을 통해 의견을 교환하는 것을 비롯해 여행객간의 교류, 관광 상품 홍보에 있어 서로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제주도, '질적 성장'으로 승부해야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하이난을 규모면에서는 따라갈 수 없는 만큼, 질적인 관광개발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 도지사는 "중국 정부가 고속철, 비행장, 크루즈항 구축 및 IT 바이오 관광콘텐츠 개발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어, 규모나 속도면에서 배울 게 많다"면서 "하이난 방문을 통해 제주만의 개성과 매력을 고민해야 한다는 점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당분간은 일본을 겨냥해 양보다 품질면에서 경쟁력 확보에 주력할 것"이라면서 "단 중국도 관광품질을 높이는 만큼, 제주도가 앞서지 않으면 묻힐 수 있다는 위기감도 있다"고 전했다.
이에 원 도지사는 제주도가 가진 높은 환경보존율과 깨끗한 자연조건을 활용해 문화적 힐링 등의 고급화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무료 공용 와이파이와 사물인터넷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관광, 스마트에너지 기술 등을 활용하는 방향도 제시했다.
원 도지사는 "제주도와 하이난은 직접적인 경쟁보다 보완관계가 강하다"면서 "서로의 관광상품을 홍보하고, 크루즈항 직항편 보완을 통해 교류활동을 확대하는 등으로 협력할 여지가 많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