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CT 동향] (30) 오큘러스, 모바일 다음은 '가상현실'

2015-11-29 01:10

지난 21일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브랜든 이리브 오큘러스 CEO와 함께 삼성전자 '기어VR' 출시를 알렸다. (사진=페이스북 제공)


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창조경제 3년의 성과와 미래성장동력을 소개하기 위해 마련된 ‘2015 창조경제박람회’에서 가장 많은 인기를 끌었던 부스는 ‘오큘러스(Oculus)’다. 박람회 기간 내내 오큘러스가 선보이는 가상현실(VR)을 체험하기 위해 긴 행렬이 이어졌다.

오큘러스 관계자는 지난 28일 “박람회 기간 동안 1200명이 오큘러스의 가상현실을 체험했다”면서 “하루 300명이 1인당 6분 가량 가상현실을 즐겼는데, 반응이 폭발적”이라고 설명했다.

오큘러스 부스는 삼성전자와 오큘러스가 함께 개발해 초도물량이 완판된 ‘기어VR’과 내년 상반기에 출시 예정인 ‘오큘러스 리프트’를 직접 착용해 가상현실을 체험할 수 있게 했다.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도 부스를 찾아 오큘러스 리프트를 착용해 가상현실을 체험했다.
 

최양희 미래부 장관이 오큘러스 리프트를 착용해 가상현실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한준호 기자)


◆ 오큘러스 리프트는 게임용?
‘오큘러스 리프트’는 가상현실에 특화된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로 시야 각도가 넓고, 머리를 움직이면 그에 맞춰 시계(視界)가 변하는 헤드트래킹 기능을 갖췄다. 예를 들어 오큘러스 리프트를 착용해 상하좌우로 고개를 돌리면, 눈앞에 펼쳐진 공간도 상하좌우가 모두 이어지기 때문에 몰입감이 매우 높다.

그 동안 가상현실 시스템은 기업 연구개발실이나 대학 연구소 등 일부 연구자들만 이용할 수 있었지만, 이제 누구든지 손쉽게 가상현실을 체험할 수 있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이러한 시대를 앞당기려는 기업이 바로 오큘러스다. 오큘러스는 2013년에 게임 개발자 전용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 ‘오큘러스 리프트’를 300달러(약 34만원)로 판매하면서 약 5만대를 팔았다. 전 세계 게임 개발자들은 ‘리프트’에 열광하고 실험적인 가상현실 콘텐츠를 잇따라 개발했다.

그러나 '오큘러스 리프트'가 게임 이용에만 국한될 경우 가상현실 시장 확장에 차질이 생길 우려도 있다. 이에 대해 오큘러스 관계자는 "교육, 예술, 문화 콘텐츠도 함께 개발하고 있다"면서 "너무 게임에만 치중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향후 영화 업계와 함께 콘텐츠 개발을 진행시켜 한계를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창조경제박람회에 설치된 오큘러스 부스에서 가상현실을 체험하기 위해 많은 인파가 몰렸다. (사진=한준호 기자)


◆ 10년 뒤 가상현실 시대 온다
마크 저커버그가 이끄는 페이스북은 지난해 4월 가상현실 영상단말기 개발업체 오큘러스를 20억 달러(약 2조3000억원)로 인수했다. 저커버그는 오큘러스를 인수하면서 “가상현실은 모바일 다음의 소셜 플랫폼이 될 것”이라면서 “각자가 집에 있으면서 친구들과 스포츠를 관람할 수 있고, 쇼핑도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페이스북은 3년, 5년, 10년 단위로 성장전략을 구사한다. 먼저 3년은 페이스북 이용자를 늘리면서 동영상을 강화하고, 인스타그램의 수익력을 높이는 전략이다. 이어 ‘왓츠앱(WhatsApp)과 같은 메신저를 플랫폼으로 활용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10년 뒤에는 신흥국의 인터넷 이용 인구를 늘리고, 가상현실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커뮤니케이션을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저커버그는 오큘러스가 제공하는 가상현실에 대해 “모바일 다음의 큰 컴퓨팅과 커뮤니케이션의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내년 상반기에 선보일 ‘오큘러스 리프트’에 이어, 소니 등 경쟁업체도 가상현실 영상단말기 출시계획을 밝히면서 2016년은 가상현실 시장이 급격히 확대될 전망이다.
 

창조경제박람회에 설치된 오큘러스 부스에서 삼성전자의 '기어VR'을 체험하고 있는 모습. (사진=한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