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검전문가 "'이태원 살인사건' 범행 체격과 관계없이 가능""

2015-11-26 14:59

[사진 출처=연합뉴스tv 동영상 캡처]


[사진 출처=연합뉴스tv 동영상 캡처]
아주경제 국지은 기자 = 이른바 '이태원 살인사건' 범인으로 지목된 미국인 아더 존 패터슨(36) 재판에서 체격에 상관없이 범행이 가능하다는 전문가의 증언이 나왔다.

도검 전문가 한모(60)씨는 2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심규홍) 심리로 열린 패터슨에 대한 살인 혐의 4차 공판에서 "무기를 사용한 이 사건에서 범인의 키, 몸무게 등은 큰 의미가 없다"고 발언했다.

한씨는 "진범이 피해자보다 키가 작다 하더라도 손만 올리면 충분히 흉기로 찌를 수 있기 때문에 범행이 불가능하지는 않는다"며 "당시 범인은 피해자의 뒤에서 옷이나 배낭 등을 붙잡고 목을 찌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씨는 "범인이 환각 상태가 아니냐'는 패터슨 측 변호인의 질문에 "피해자의 상처 분포가 집중된 점을 고려해 볼 때 환각 상태에서 이런 범행을 하기는 어렵다"라며 "재미삼아 범행을 저질렀고, 매우 야비하게 찌른 것으로 추정된다"고 답했다.

당시 검찰은 사건 발생 후 첫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범인은 피해자 조모(사망·당시22세)씨보다 키가 크고 몸무게가 더 나갈 것이다'라는 근거로 패터슨보다 덩치가 큰 에드워드 리(36)를 진범으로 기소한 바 있다.

리와 패터슨은 피해자 조씨가 살해된 1997년 4월 3일 이태원 햄버거집 화장실 사건 현장에 함께 있었으며 당시 리와 패터슨은 서로 범인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의 지목으로 에드워드 리는 단독 살인 혐의로 재판을 받았으나 1998년 증거불충분 등의 이유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후 검찰은 패터슨을 수사하려 했지만 그는 출국금지 연장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틈을 타 1999년 8월 미국으로 도주했다.

2011년 5월 패터슨은 미국에서 체포됐고 지난 9월 23일 송환돼 재판을 받고 있다.

재판부는 내년 1월 15일 재판을 마무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