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노위, 與 증원 시도에 '파행'…野 "노동개혁 입법 꼼수 증원"

2015-11-20 17:21

▲ 환노위 법안심사소위 노동개혁법 심의 시작 (서울=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 국회 환경노동위 법안심사소위가 20일 오전 권성동 위원장 주재로 열리고 있다. 2015.11.20 toadboy@yna.co.kr/2015-11-20 10:44:44 [<저작권자 ⓒ 1980-2015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가 20일 노동개혁 5개 법안을 심사하던 도중 파행했다. 새누리당이 환노위원 1명의 증원을 시도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야당 의원들이 의사일정을 보이콧했다.

이날 오후 환노위 야당 간사인 이인영 의원 등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누리당 지도부가 명시적으로 환노위의 '꼼수 증원'을 철회할 때까지 정상적인 법안 심사가 불가하다고 판단했다"면서, "환노위 법안 심사 소위 활동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현재 환노위 소속 인원은 여당과 야당 모두 8명씩 동수(김영주 환노위원장 포함)로 구성돼 있다. 새누리당은 환노위 소속 의원들과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를 중심으로, 환노위원 한 명을 늘리는 내용의 국회 규칙 개정안을 준비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노동개혁 법안을 정기국회 회기 내 통과시키기 위해 '여대야소'의 구도를 만들기 위한 시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은수미 새정치연합 의원은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원래 야당이 8명이고 여당이 7명이었던 것을 2기 환노위에 들어와 원내대표가 8:8로 합의해준 것"이라며 "합의 하에 동수를 만들어준 것도 모자라 이제는 8:9를 해달라고 한다"고 꼬집었다.

같은 당의 우원식 의원은 "헌정 사상 꼼수 증원은 처음"이라며 "여당 원내지도부가 야당 원내지도부에 철회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새정치연합 의원들의 기자회견이 끝나자, 환노위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도 곧바로 기자회견을 열고 이를 반박했다.

환노위 여당 간사인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은 브리핑을 통해 "국회 사무처에 국회 규칙 개정안을 접수하지는 않았다"면서 "야당이 이를 문제 삼으면 철회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음에도, 야당이 이를 핑계로 회의를 중단한 것은 유감이고 노동개혁을 원하는 국민들의 뜻을 저버리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권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증원 시도의 배경에 대해 "과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 시, 야당은 뒤로는 동의하면서 앞에선 반대형식 취하고 퇴장해 여당이 단독으로 처리한 전례가 있었다"면서, "환노위 인원 정수를 9:8로 만들면 우리가 단독 처리해서 본회의에 넘겨도 야당이 반대에 대한 명분도 얻고 국민 여론을 따르는 모양새를 취할 수 있을 거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분명히 국회 규칙 개정안을 제출하지 않겠다고 했음에도 야당이 회의를 중단한 것은 소위 노동개혁 법안 논의를 꺼리는 것 아닌가"라며 "야당이 항의해서 회의 도중 (증원시도를) 안하겠다고 여러차례 얘기했음에도 회의를 안 하겠다고 해서, 개혁법 논의 자체를 썩 달가워하지 않는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환노위는 오전 중 여야 간 이견이 없는 무쟁점 법안들을 처리하고, 오후 근로시간 단축문제와 통상임금 정의 규정까지 논의하다 중단됐다고 권 의원은 전했다.

그는 "야당은 근로시간 단축의 경우 대법원 판례가 나오기 전까지 논의할 필요가 없다는 태도"라며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가 근로시간을 단축하겠다고 했는데도 입법을 미루는 것은 결국 현행 68시간 장시간 근로를 그대로 하자는 것과 똑같은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