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 특혜' 박범훈 징역 3년·박용성 집행유예 선고
2015-11-20 15:49
아주경제 국지은 기자 = 중앙대 사업을 놓고 특혜와 뇌물을 주고받은 혐의로 기소된 박범훈(67)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과 박용성(75) 전 두산그룹 회장에게 각각 실형과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장준현 부장판사)는 20일 박 전 수석에게 "특정대학의 문제를 해결하고 혜택을 주고자 부당한 지시와 영향력을 행사해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했다"며 징역 3년에 벌금 3000만원, 추징금 3700만원을 선고했다.
박 전 회장에게는 "사립대학을 운영하며 부정청탁의 대가로 후원금 등 뇌물을 줬고 교비회계를 부당 전출했다"며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박 전 수석이 교육부 직원들에게 중앙대에 특혜를 주도록 압박한 것은 이해관계를 챙기려는 사사로운 목적이 있었다"며 "박 전 회장으로부터 자신이 운영하는 재단의 공연 후원금 3000만원을 받은 혐의도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청와대행이 결정된 뒤 두산타워 상가 임차권을 수수한 부분에 대해 뇌물이 맞다"면서도 "액수가 불분명하다"며 형량이 높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을 적용하지 않았다.
중앙국악연수원을 지으면서 경기도 양평군으로부터 부당한 보조금을 받았다는 혐의 역시 무죄로 판단했다.
박 전 회장에 대해서는 박 전 수석 등 청와대 관계자들에게 뇌물을 준 혐의는 유죄로 인정했다. 그러나 박 전 수석과 함께 중앙대가 받은 발전기금 100억원을 교비회계가 아닌 학교 법인회계로 돌려 사용한 혐의는 무죄를 선고했다. 법인 인건비 등을 교비회계에서 선지출한 혐의는 죄가 인정됐다.
박 전 수석은 2012년 7월부터 2013년 1월 사이 중앙대에 행정제재 처분을 종결하도록 교육과학기술부 담당 과장 등에게 압력을 행사하고 대가로 두산 측에서 금품을 받은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으로 올해 5월 구속기소됐다.
2008년부터 중앙대 이사장이었던 박 전 회장은 중앙대 본·분교 및 적십자간호대학 통폐합, 단일교지 승인을 도운 대가로 박 전 수석에게 1억여원 상당의 뇌물을 건넨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