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서동욱 기자 = 유로2016 본선에 진출하는 24개국이 확정됐다. 아이슬란드, 웨일즈, 헝가리 등 과거 국제대회에서 자취를 감췄던 축구 변방 국가들이 대거 본선에 합류했다. 하지만 반대로 과거 국제대회에서 강호로 분류되던 팀들이 예선에서 부진하며 본선에서 볼 수 없게 됐다.

가장 충격적인 결과는 네덜란드가 예선을 통과하지 못하고 탈락한 것이다. 지난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예상과는 달리 3위에 오르며 강력한 모습을 보인 직후라 더 놀랍다. 과거 98 프랑스 월드컵에서 네덜란드를 이끌고 매력적인 축구로 4강행을 이끌었던 거스 히딩크 감독이 다시 지휘봉을 잡았지만 결과는 대 실패였다.

히딩크는 최신 축구 트렌트에 뒤쳐진 전술로 팀의 색깔을 살리는데 실패했다. 더군다나 월드컵을 기점으로 하락세에 접어든 주전 선수들의 노쇠화가 치명적이었다. 반 페르시는 부상과 부진으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쫓겨나듯 터키 리그로 이적했다. 아르헨 로벤은 부상으로 최근에야 복귀했다.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멤피스 데파이 등을 팀의 구심점으로 삼고 세대교체를 단행했으나 과거와 같이 뛰어난 재능들은 나오지 않고 있다.

그 결과 네덜란드는 예선 A조에서 체코, 아이슬란드, 터키에 밀려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중간에 감독을 교체하는 초강수를 뒀고, 마지막 라운드까지 플레이오프 진출권이 주어지는 3위 탈환에 기적을 바랐지만 그 꿈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네덜란드가 유로 본선에 진출하지 못한 것은 지난 1984년 이후 32년 만이다.

이번 대회에서는 북유럽의 강호 덴마크도 볼 수 없다. 덴마크는 조별 예선 I조에서 포르투갈과 알바니아에 이어 3위를 차지했지만 북유럽 라이벌 스웨덴과의 플레이오프에서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를 통제하지 못하며 1무 1패를 기록,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덴마크는 신성 크리스티안 에릭센(23, 토트넘 홋스퍼)을 중심으로 팀을 재정비하고 있지만 믿었던 스트라이커 니콜라스 벤트너의 기량이 정체되며 전방의 힘이 약해졌고, 다른 포지션에서도 믿을 만한 선수들이 부재하며 전반적으로 세대교체에 실패했다는 평을 듣는다. 이번 유로 본선 진출 실패로 15년 동안이나 덴마크 축구 국가대표팀을 지휘했던 모르텐 올센 감독은 사퇴 의사를 밝혔다.

동유럽의 강호 세르비아도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알렉산다르 콜라로프(맨체스터 시티), 브라니슬라프 이바노비치(첼시), 네마다 마티치(첼시), 두샨 타티치(사우샘프턴), 밀로시 요이치(도르트문트), 라자르 마르코비치(페네르바체) 등 화려한 스쿼드를 자랑하는 세르비아는 팀워크와 멘탈에서 문제를 드러내며 탈락했다.

폭력사태도 일어났다. 원정팀 알바니아를 지지하는 깃발을 태운 드론이 경기장에 난입하자 세르비아 선수가 기를 끌어내리려 했다. 이를 알바니아 선수들이 저지하자 세르비아 홈 관중이 난입해 폭력을 행사했고, 경기는 난장판이 됐다.

결국 UEFA는 세르비아의 0-3 몰수패와 승점 3점 감점이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세르비아는 I조 4위로 탈락했고, 알바니아는 2위로 본선에 올라갔다.

이 외에도 에딘 제코가 이끄는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도 유로 본선에서 볼 수 없게 됐다. 지난 브라질 월드컵에서 공격적인 축구로 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보스니아는 B조에서 웨일즈와 벨기에에 눌려 3위로 밀려났고, 플레이오프에서 아일랜드에 패하며 2연속 메이저대회 진출에 실패했다. 제코가 조별 예선에서 7골이나 뽑아냈지만 원맨팀의 한계를 극복할 순 없었다.

유로2004 우승국 그리스는 다소 쉬운 조라고 평가되던 F조에서 10경기 동안 7골을 넣고 14골을 실점하며 1승 3무 6패의 충격적인 성적으로 최하위에 그쳤고 몬테네그로, 스코틀랜드도 부진한 경기력으로 유로 본선 행 티켓을 놓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