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지 않은 박삼구호, 그룹 재건 마지막 퍼즐 ‘금호산업’ 품다
2015-11-17 16:37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사진=금호아시아나그룹]
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 박삼구호(號)는 흔들리지 않았다. 선장이 숙제로 남겨진 ‘금호그룹 재건’이라는 키를 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6년 만에 금호그룹 재건의 마지막 퍼즐이었던 금호산업을 되찾게 됐다.
“도와주시는 분들이 많다”며 “모든 일은 순리대로 될 것”이라고 금호산업 인수과정 내내 말했던 그의 자신감이 허언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했다. 정·재계 ‘마당발’로 경제뿐만 아니라 문화, 예술 분야에서도 두루 활동하며 광폭행보를 펼친 결과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호산업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지난 6일 박 회장이 제출한 경영권 지분 인수대금 7228억원의 조달 계획서에 대해 전날 승인을 통보했다.
박 회장이 올해 말까지 계획한대로 인수대금만 무사히 납부하면 무리한 인수합병(M&A)으로 ‘승자의 저주’에 빠져 2009년 12월 금호산업·금호타이어 워크아웃(기업 재무구조 개선작업)과 금호석유화학·아시아나항공 자율협약 추진 발표 후 약 6년 만에 그룹 재건을 완성하게 된다.
이에 박 회장은 금호산업 채권단이 보유한 경영권 지분(50%+1주)을 사들이는데 주력했다. 그는 금호산업 인수과정 내내 자금조달 문제로 노심초사 했지만 효성과 CJ 등 10여곳에 이르는 ‘백기사’들이 참여하면서 한숨 돌리게 됐다. 잇단 백기사들의 지원은 그룹사간 시너지 효과도 염두했겠지만, 정재계 두루 마당발로 활동한 그의 ‘인맥경영’이 활약했다는 평가다.
박 회장의 그룹 재건 성공에는 사재를 터는 '책임경영'의 자세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무리한 M&A는 박 회장의 그룹 재건 의지를 다지는 '고액 과외 선생님'이 됐다. 박 회장은 2009년 7월 동생 박찬구 회장과 동반퇴진을 발표했다. 이후 2013년 11월 연봉을 1원만 받기로 하고 그룹 지주사인 금호산업 대표를 맡으면서 경영에 복귀했다.
박 회장의 복귀 이후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을 재매각하고 ‘캐시카우’로 꼽히는 계열사인 금호렌터카와 금호고속을 매각하는 등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그는 3300억원의 사재를 출연해 2500억원의 손실을 감수하며 무상감자, 유상증자 등에 참여하기도 했다.
박 회장이 올 초 경영방침을 “자기를 강하게 하는 데 쉼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의미의 ‘자강불식(自强不息)’으로 정하고, 어려운 대내외 경영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부지런히 노력한 의미를 만끽할 순간이 다가왔다.
안정적인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박 회장은 계열사 등 집안 단속은 물론 백기사로 나선 타 기업들 등 바깥 단속까지 안팎의 살림을 두루두루 챙겨야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