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경의 머니마니]셰프가 될 수 없다면
2015-11-17 16:11
세월이 흐를수록 어릴 적 어머니가 해주는 집밥을 그리워 하는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지는 시대이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은 '쿡방'이 대세다. 특히 성공한 프랜차이즈 사업가인 '백주부'의 요리 레시피가 돋보인다. 방송을 보고 있으면 요리에 전혀 소질이 없는 나도 백주부처럼 능숙하게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와이프와 아이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상상 속에 빠지곤 한다.
하지만 레시피를 메모하고 방송을 몇 번씩 돌려보며 요리에 도전하지만 가족들의 극찬은 나오지 않는다. 단지 노력에 대한 인사치레 정도가 전부다. 차라리 외식할 걸 그랬나하는 생각도 든다.
한국은 유난히 외식문화가 잘 발달해 있다. 한끼 식사 정도는 집 주위에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새로 입주하는 아파트 주위에 가장 먼저 들어서는 것이 음식점이고 게시판에 잔뜩 꽂혀 있는 것이 음식 전단지다. 메뉴도 다양하고 맛도 좋다. 배달의 민족답게 전화 한 통 이면 원하는 음식을 가져다 주니 굳이 집 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된다.
전체 소득 중 식료품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내는 엥겔지수는 소득이 늘어나면 줄어들게 마련이다. 도시 가계 평균 소득을 433만원으로 봤을 때 엥겔지수는 26.6%이니 68만원 정도가 식료품비로 지출되는 셈이다. 소득 뿐만 아니라 가족 구성원까지 고려해 각각의 엥겔지수를 산출해야 보다 참고할 만한 통계가 될 수 있지만, 그래도 우리 가정의 엥겔지수를 계산해서 비교하는 작업은 한 번쯤 할 필요가 있다.
만약 엥겔지수가 지나치게 높거나 식료품비가 가계지출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면 관리해야 한다. 사람은 저마다 가치관이 다르고 삶의 방식도 다르기 때문에 지출의 구성도 다르기 마련이다. 단순히 엥겔지수가 높다고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높은 엥겔지수 때문에 저축을 많이 하지 못한다면 앞으로 가정 경제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늘어나는 식욕을 억누르며 외식을 줄이고 집밥을 해먹으며 스트레스를 받기 보다는 연 1회성 지출을 관리하듯이 음식료 지출에 대한 예산을 세우고 음식료 통장을 따로 만들어 체크카드를 사용해서 정해진 범위 내에서 외식을 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