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공예지 "파격 정사신? 어머니도 반대 않던 걸요"
2015-11-16 01:00
어떻게 새 아빠와 사랑에 빠진 딸 유진을 연기할 생각을 했느냐고 물었더니 신예 공예지는 이렇게 답했다.
"전공이 연극이라 고전을 많이 봤어요(그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출신이다). '멕베스'의 부인은 남편을 왕으로 만들기 위해 왕을 죽이기도 하고, '왕좌의 게임'에는 남매의 근친상간도 나오고요. 고전은 가치 있다고 여기면서도 인간의 본능이나 욕구, 욕망을 들여다보는 일은 등한시하는 것 같아요. 숨긴다고 감춰지는 것들이 아닌데 말이에요."
공예지가 출연한 '세상끝의 사랑'(감독 김인식·(주)담소필름)은 한 남자(동하 역·조동혁 분)를 사랑하게 된 모녀의 이야기를 담았다. 영화는 찰나의 충동을 참지 못했을 때 마주하게 되는 불행을 거칠고 불편하게 그려냈다.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일에 병적으로 집착하는 엄마, 패배감에 휩싸여 술 없이는 숨도 못 쉬는 아빠 밑에서 유진이 느꼈을 결핍과 외로움이 공감됐어요. 짚신도 제짝이 있다고 하잖아요. 비슷한 상처를 지닌 유진과 새 아빠인 동하가 톱니바퀴처럼 맞아떨어져 불같은 감정에 휩싸인 거죠. 서로가 서로의 빈자리를 채워줄 거라고 믿으면서요."
"부모님의 반대요? 아버지는 중학교 때 돌아가셨고요. 어머니는 미술을 하시는 분이라 예술로서 인정해주시던 걸요? 물론 걱정을 안 하셨을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아요. 내색 않고 믿어주신 어머니에게 감사할 따름이죠."
"스타요? 그건 제 손에 달린 것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제가 '스타가 되고 싶어'라고 발버둥 친다고 스타가 될 수 있나요?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좋은 배우가 되는 것뿐이에요. 아직 갈 일이 멀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