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차이 코리아] 문턱높던 中 금융시장 열린다
2015-11-18 10:48
◆은행권, 위안화로 직접 대출…예대마진 높인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은행들이 직접 위안화로 대출할 수 있는 범위가 중국 산둥성 전체 기업으로 확대된다. 지난달 진행된 한중 정상회담이 계기가 됐다. 중국은 지난 7월 산둥성 칭다오시 소재 기업에 한해 국내 은행들의 위안화 직접 대출을 허용했다.
산둥성은 중국 31개 성시(省市) 중 국내 기업이 가장 많이 진출해 있는 곳이다. 2만여개의 기업이 있다. 이곳에서 국내 은행들이 보유한 위안화를 영업에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거주자 위안화 예금은 185억달러에 달한다. 정부는 국내 은행들의 사업기회 확대는 물론 현지에 진출한 기업들도 저리로 위안화 자금을 조달하는 등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IBK기업은행의 경우 현재 중국 현지법인 아래 분행(지점) 8개 및 지행(출장소) 8개 등 16개 지점을 보유하고 있다. 산둥성에는 칭다오, 옌타이에 진출해있다. KEB하나은행은 12개의 분행과 18개의 지행을 갖고 있다. 하나은행은 2001년 청도국제은행을 인수하면서 산둥지역에 진출했으며, 역시 칭다오와 옌타이에서 영업 중이다.
신한은행은 총 16개 영업점(분행 8개·지행 8개)을 두고 있다. 산둥성에는 칭다오청양지행을 운영 중이다. 지난 8월에는 중국 국가개발은행과 중국 칭다오시의 시범지구 내 현지 기업에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우리은행은 19개 분행을 두고 있다. 산둥성에는 2013년부터 웨이하이분행을 운영중이다.
다만 중국의 경제 둔화 우려가 공존하는 상황인 만큼 은행들은 리스크 관리도 중시하고 있다. 윤준구 기업은행 부행장은 "중국 경제가 여전히 6~7%대 성장세에 있지만 둔화 우려가 큰 상황인 만큼 중국 현지기업에 대한 마케팅을 더 강화하는 동시에 자산건전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여신 심사도 중점을 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은행, 상하이 시장에서 청산은행 지정될까
내년에는 중국 상하이에서도 원·위안화 직거래시장이 열림에 따라 청산은행 선정에 대한 은행들의 관심도 뜨거워지고 있다. 청산은행으로 선정되면 위안화 청산결제 업무와 위안화 유동성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다음달이면 개장 1년을 맞는 서울 원·위안 직거래시장의 경우 중국교통은행이 청산은행 역할을 하고 있지만 상하이 시장에서는 국내은행이 청산은행으로 지정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일부에서는 상하이 직거래시장이 국내 직거래시장보다 더 활발하게 거래가 진행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서울 직거래시장은 현재 일평균 20억달러 규모의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정부는 이르면 올해 안에 원화와 중국 위안화를 거래할 때 기존 재정환율 대신 직거래환율을 사용할 계획이다.
위안화는 이달 말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 통화로 편입될 전망이다. 위안화가 SDR에 편입될 경우 지난 2000년 유로화가 마르크·프랑화를 대체한 이후 15년만의 변화다. 스탠다드차타드는 위안화 SDR 편입 가능성을 90%로 점쳤다.
황유선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위안화가 SDR에 편입된다면 미 달러화·엔화·유로화·파운드화에 이어 다섯번째 바스켓 통화가 된다"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중국 및 위안화의 영향력이 커졌음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위안화의 위상 제고에 맞춰 한국은 원·위안 직거래시장 활성화 등 위안화 허브 구축 노력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