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김재준 코스닥위원장 "코스닥은 성장통 겪는 중"

2015-11-09 11:03

김재준 한국거래소 부이사장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아주경제 김부원 기자 = 코스닥이 상반기 700선을 훌쩍 넘겨 오름세를 이어가자 과열 논쟁도 일었다. 반면 요즘 지수는 좀처럼 700선 고비를 못 넘고 있다.
 
9일 김재준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회 위원장은 이런 코스닥 흐름을 '성장통'에 비유했다. 그만큼 더 크게 발전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얘기다.

◆중장기 발전 지속에 무게

김재준 위원장은 성장주 시장이라는 점에서 코스닥을 주목한다. 당장 여러 불안 요소가 보이겠지만, 중장기적인 발전을 지속할 것이라는 견해다.

김재준 위원장은 "미국 나스닥 역시 과거에는 성장주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보니 순간적으로 과열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며 "하지만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차츰 자리를 잡아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코스닥이 상반기 이후 활력을 아예 잃은 것은 아니고, 안정을 찾아가면서 바닥을 다지는 과정으로 보면 된다"며 "과열을 거치면서 성장통을 겪고 있는 것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코스닥은 해매다 대체로 '상고하저' 흐름을 보여왔다. 김재준 위원장은 "코스닥은 상반기에 오르고, 하반기에는 떨어지게 마련"이라며 "11월 중순 이후부터 다시 시작된 상승이 다음해 상반기까지 이어지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코스닥이 절대 한 순간 무너질 시장은 아니다"라며 "중장기적인 안목으로 보는 게 당연하다"고 덧붙였다.

◆외국인 투자자 유치 절실

코스닥이 성장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으로는 외국인 투자자 참여가 꼽혀왔다. 김재준 위원장도 마찬가지다.

그는 "가장 아쉬운 점 가운데 하나가 기관이나 외국인 참여 비중이 아직도 낮다는 것"이라며 "해마다 기관과 외국인 참여 비중이 증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개인 투자자가 약 85%를 점유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외국인이 코스닥에 발을 들여놓지 않는 큰 이유 가운데 하나는 리스크 헤지 수단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런 부분이 점차 개선되고 있어 외국인 비중도 늘어날 것으로 김재준 위원장은 기대하고 있다.

그는 "7월부터 코스닥 150지수를 발표하고 있는데 이를 자산으로 한 상장지수펀드(ETF)도 상장했고, 오는 23일에는 코스닥 150선물지수도 나온다"며 "기관이나 외국인이 코스닥에서도 리스크를 헤지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고 있다"고 밝혔다.

대형 기업이 코스닥에 상장하는 것도 기관이나 외국인을 끌어들이는 데 필요하다. 김재준 위원장은 "더블유게임즈를 비롯해 곧 상장 예정인 케어젠 같은 시총 규모가 큰 기업이 코스닥에 들어오는 것도 긍정적인 변화"라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에게 코스닥을 적극적으로 알리기 위해 올해 초부터 코스닥 영문 홈페이지를 개발하고 해외 마케팅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며 "기관과 외국인 투자를 늘릴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지속적인 상장유치로 레벨업

김재준 위원장은 2014년 초 신설한 상장유치부를 중심으로 더 많은 기업을 코스닥에 상장시키는 데 앞장서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증시 상장을 꺼리는 기업도 많은 게 현실이다.

회사가 적당히 수익을 내고, 현상유지만 할 수 있기를 바라는 경영인도 많기 때문이다. 김재준 위원장은 "이런 경영인을 상대로 상장 필요성을 이해시키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특히 제조업 같은 전통산업을 하는 경영인 상당수가 이런 경향을 보이고 있다. 제조업 가운데 알짜 기업이 많다는 점에서 김재준 위원장은 큰 아쉬움을 토로했다.

김재준 위원장은 "물론 어느 정도 규모까지 회사를 키우는 데에는 은행 대출만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다"며 "단, 기업이 지속적인 성장을 해나가기 위해서는 불특정 다수로부터 자금을 수혈받아야 하고, 이는 상장을 통해서 이뤄질 수 있다"고 전했다.

자금 충당뿐 아니라 효율적인 경영을 위해서도 상장은 회사에 도움이 된다. 주먹구구식으로 회사를 경영하는 게 아니라 조금이라도 더 조직을 탄탄히 구성하고 싶다면 상장을 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지적이다.

김재준 위원장은 "상장을 통해 인력을 더 폭넓게 확보할 수 있고, 기업 이미지 제고나 마케팅도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을 많은 경영인이 인식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