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기고]‘Turn Toward Busan’에 대한 공리적 접근
2015-11-06 14:04
‘공리적(公利的)’이라 함은 어떤 일의 가치와 효과를 먼저 생각하려는 자세나 관점을 가리킨다.
이기적·계산적·기계적·비정(非情)적 뉘앙스 때문에 본 단어는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지지만, 어떤 일을 기획하고 실행하며 그 결과를 평가하는 일련의 과정에서는 반드시 견지해야 하는 자세이며, 오는 11월 11일 부산에서 행해질 ‘Turn Toward Busan’이라는 정부 주관의 캠페인에도 이러한 접근이 필요하다.
6·25전쟁에 참전한 유엔 용사들을 추도하자는 본 캠페인의 취지는 당연한 것이나, 국민들에게 무작정 추도에 동참할 것을 독려하는 것 보다는 ‘Turn Toward Busan’의 가치와 효과를 객관적으로 제시함으로써 국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 ‘Turn Toward Busan’의 활성화에 효과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2007년 캐나다의 한 6·25전쟁 참전용사에 의해 제안된 ‘Turn Toward Busan’은 유엔 한국 참전 전사자들에 대한 범세계적 추모 묵념 캠페인이다.
이 캠페인의 명칭에 부산이 명명된 것은 유엔 참전 전사자 중 본국으로 송환되지 않은 2,300인의 유해가 부산 유엔참전공원에 안장되어 있기 때문이다.
캠페인 원년에는 참전국 중 7개국만 동참했으나 이듬해 정부에서 본 캠페인을 주관하면서 점차 확대되어 현재는 참전 21개국 모두를 아우르는 유엔 한국 참전 기념행사로 진행되고 있다.
이렇듯 한 개인으로부터 비롯된 캠페인을 대한민국 정부가 주관하여 범세계적 차원의 행사로 추진하는 것은 ‘Turn Toward Busan’이 국가적 차원의 중요성을 지니기 때문인데, 우선적으로 참전용사에 대한 추모는 그 자체로서 국위선양으로 이어질 수 있는 일종의 국제보훈의 실현인 점에서 본 캠페인의 가치를 찾을 수 있다.
대한민국을 보전하고 세계평화에 기여한 이들의 공헌에 보답하는 것은 그 자체로서 대한민국을 알리고 국가의 체모와 위신을 드높이는 일이기 때문이다.
또한 ‘Turn Toward Busan’은 미래세대에 대한 교육적 차원에서도 상당한 의의를 지닌다. 우리가 유엔 참전용사를 추도하는 것은 이들의 헌신에 감사를 표하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헌신의 과정에서 비롯된 역사적 교훈과 숭고한 정신을 후대에 전하여 길이 거울삼기 위함이기도 하다.
특히 교과서의 텍스트로는 담아낼 수 없는 참전용사의 희생정신과 인류에 대한 박애정신을 비록 1분간이지만 추모의 진심을 형상화하는 하나의 행동을 통해 체득할 수 있는 점은 ‘Turn Toward Busan‘의 교육적 가치를 단적으로 드러내 준다.
마지막으로 ‘Turn Toward Busan’은 범세계적 기반의 캠페인으로서 대한민국 외교에 견실한 청사진을 제공해 줄 수 있는 점에서도 전 국민이 무겁게 받아들여야 할 의의를 찾을 수 있다.
급격한 세계화 속에서 포괄적 호혜관계의 설정은 국가의 번영, 더 나아가서는 존속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이에 전쟁을 통해 형성된 21개국과의 혈맹관계는 다른 계기에 의한 어떠한 동맹관계보다 굳건하고 든든한 외교적 자산으로, 대한민국의 국제 경쟁력을 무한히 확충할 수 있는 기반이라 할 수 있다.
결국 ‘Turn Toward Busan’은 6·25전쟁 참전을 매개로 형성된 대한민국과 참전 21개국의 포괄적 추모 운동이다.
이는 기본적으로 국위를 선양하는 국제보훈을 실현하는 일이고, 후대에 올바른 역사관을 심어주는 중차대한 교육이자, 미래 대한민국의 존속과 번영을 책임질 외교 기반으로 기능할 수 있는 점에서 무한한 가치를 지녔다. 이러한 ‘Turn Toward Busan’의 가치를 우리가 꾸준히 키워나가는 것은 경제부흥·문화융성·평화통일 등 현 정부의 국정기조를 실현해 나가는 일이기도 하다.
이렇듯 무한한 가치를 지닌 ‘Turn Toward Busan’임에도 그 인지도는 상당히 낮다.
‘Turn Toward Busan’의 일환인 ‘추모 동참 10만 포토 기네스북 등재’ 운동은 11월 11일이 임박했음에도 동참자가 목표치의 6% 미만인 5850명에 불과하다.
정부의 거국적 홍보와 국민의 적극적인 관심 및 참여가 필요한 이유이다.
이로써 유엔 참전용사 본인과 그 유족에게 대한민국이 영원히 자신들을 기억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일이 앞서 언급한 ‘Turn Toward Busan’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첫 걸음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