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가 지속에 유조선 수주 ‘승승장구’

2015-11-04 16:06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초대형원유운반선(VLCC)의 모습 [사진=현대중공업 제공]


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글로벌 선박 발주량 급감에도 불구, 국제유가가 바닥권에 머물면서 우리나라 조선업계가 유조선 수주 소식을 잇달아 전하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4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미포조선은 이달 2일 그리스 선박업체인 CMM으로부터 5만DWT(재화중량톤수)급 PC선(석유화학제품운반선) 2척을 수주했다. 옵션으로는 2척이 추가됐다.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29일과 30일에도 30만DWT급 VLCC(초대형원유운반선) 2척과 11만4000DWT, 15만800DWT급 탱커 2척을 각각 홍콩의 오리엔탈쉬핑과 말레이시아 국영선사인 AET로부터 수주하는데 성공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29일 11만3000DWT급 탱커 4척을 AET로부터 수주했으며 현대미포와 STX조선해양도 각각 5만DWT급 PC선 6척과 케미컬탱커 3척을 각각 지난달 26일과 22일, 수주한 바 있다.

이 같은 탱커 발주량 증가는 저유가로 인한 물동량 증가가 가장 큰 이유다. 또 에너지 업체들이 대형 탱커를 임대한 후, 유류 저장창고로 사용하는 만큼 해운사들이 부족한 선박에 대해 추가발주를 통해 선박확보에 나서는 점도 이유로 꼽힌다.

이는 글로벌 발주량에서 확인이 가능한데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업체인 클락슨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발주된 VLCC는 총 124척으로 지난해 발주량인 90척을 일찌감치 넘어섰으며, 1만DWT급 이상 탱커는 842척이 발주돼 지난해 발주량인 859척을 곧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현재 조선업계에서는 VLCC와 PC선 등 탱커 발주는 앞으로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우선 저유가로 인한 석유화학제품 수요 증가와 그로인한 물동량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점쳐지기 때문이다. 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중 VLCC 정기용선료의 평균치는 1일에 4만9658달러로 전 분기대비 7.2%가 상승했다. 7만4000DWT급 제품운반선의 평균용선료는 전분기 대비 24.6% 상승한 2만6950달러, 4만7000DWT급은 17.1% 상승한 1만9925달러 등을 기록했다.

수출입은행은 “단기적으로 OPEC의 감산 가능성이 낮고, 저유가 기조가 유지되면서 당분간 해상운송수요는 비교적 안정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밖에 국제해사기구(IMO)가 내년부터 건조되는 선박에 대해 질소산화물(NOx)과 황산화물(SOx) 배출기준을 강화한 ‘Tier III’ 규제를 적용하는 만큼 올해 발주는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바닥을 다지고 있어 발주는 꾸준이 나올 것으로 본다. 또 국제 해운업계의 공통적인 고민은 바로 환경문제”라면서 “우리나라 조선업계가 주도중인 에코십(친환경 선박, Eco-ship)에 대한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