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제2라운드] 두산, "동대문의 영화(榮華)를 되찾는다"…미래창조재단 통해 '지역 상생형 면세점' 구현

2015-11-03 00:01
5년 동안 관광객 1300만명 유치할 것

[두산이 서울 시내면세점 부지로 확정한 동대문 두산타워(두타) 전경. 사진=아주경제 DB]


아주경제 정영일 기자 =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다. 구슬은 이미 준비가 돼 있고 꿸 실과 바늘만 남아있다. 동대문 미래 창조재단이 실과 바늘이 되고자 한다."

면세점 사업에 출사표를 던진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 지난달 26일 동대문 두산타워에서 열린 '동대문 미래창조재단'(이하 창조재단) 출범식에 참석해 한 말이다. 이 재단은 박용만 회장과 두산그룹이 각각 100억원을 출연했다.  

재단운영을 활성화시켜 동력을 잃어가는 동대문에 면세점을 유치하고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복안이다.

 

[두산그룹이 동대문지역 발전을 위해 설립한 '동대문 미래창조재단' 출범식 장면. 사진=두산그룹 제공]



두산은 1960년대 건설·식음료, 1970∼1980년대 유통·기술·소재부문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했다. 그러나 1990년 말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음료 사업은 물론 OB맥주로 대표되던 주류 사업, 폴로 랄프로렌 수입 판매를 담당하던 의류 사업, 버거킹을 비롯한 식품 사업 등을 모두 정리했다.

때문에 재계 일각에선 두산이 이번 면세점 진출을 통해 유통산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것으로 사업 전략을 수정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두산이 내세우는 것은 동대문이다. 명동 다음으로 유커(중국인 관광객)가 많이 찾는 지역임을 강조하면서 이번 면세점 유치전에서도 지리적 이점을 최대한 부각시키고 있다.

실제로 두산이 면세점 사업 신청 이후 줄 곳 강조하는 것 역시 '지역 상생형 면세점'을 만들어 동대문의 새로운 도약을 이끈다는 것이다.

지역 상생형 면세점이란 면세점 내 매장 및 면세점과 연계한 각종 프로그램에 소상공인과 중소 패션 업체 등 주변 경제주체들이 대거 참여해 '지역 상권이 함께 만들어 가는 면세점'이다. 면세점 입점에서 발생하는 지역 경제 유발효과를 극대화해 상권을 활성화시키고, 나아가 동대문 상권을 지금보다 더욱 확장하는 일에 두산이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함축적으로 담고 있다.

이를 위해 두산은 △인근 대형 쇼핑몰과 연계하며 'K-Style' 타운을 조성하는 '인근 쇼핑몰과의 상생'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및 전통시장과 연계한 야시장 프로그램 등을 통한 '소상공인과의 상생' △지역 내 역사탐방, 먹거리 탐방 프로그램 운영 등을 통한 '골목상권과의 상생'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동대문 상권의 특징인 심야 쇼핑에 외국인 관광객 집객 효과를 높이기 위해 '심야 면세점' 운영도 검토하고 있다.

면세점 운영 성과를 직접 공유하는 차원에서 동대문 지역 브랜드를 발굴해 글로벌화를 지원하고, 중소기업 제품 판매 면적을 국내 최고 수준으로 갖출 계획이다. 특히 두타와 연계해 두타에서 발굴하고 육성한 신진 디자이너들의 글로벌 판로를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면세점 운영을 통한 영업이익의 일정액을 지역에 환원하고 동대문 문화 관광 자원 개발, 지역 소상공인 맞춤형 복지 제공, 동대문 쇼핑 인프라 개선, 관광객 유치 및 해외 마케팅 활동 등에도 가시적 성과를 낼 실행계획도 마련했다.

두산 관계자는 "동대문 지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수는 연간 710만 명으로 1위 지역 대비 80% 수준인데도 지출 규모는 1위 지역의 약 30%에 불과하다"며 "면세점이 들어서면 면세점 뿐 아니라 주변 상권으로의 낙수효과까지 강화돼 지출 규모가 2020년에는 현재의 두 배 이상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면세점 입점 이후 향후 5년 동안 면세점을 통해 동대문 지역에 신규 유치되는 관광객은 1300만명 규모일 것"이라고 추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