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향력 확대하는 '메이드인 차이나'...휘청이는 한국 수출경제
2015-10-29 16:49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전 세계로 '메이드인 차이나'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 중국 제조업 기술 경쟁력 확대와 함께 '제조강국'을 꿈꾸는 중국 정부의 정책적 노력에 따른 결과물이다.
문제는 중국 제품의 경쟁력 확대가 수출주도형 국가인 우리나라에 직접적 충격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같은 수출 감소는 우리나라의 성장엔진 산업 및 경제 전반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된다.
실제로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9월 우리나라의 전체 누적 수출액은 전년동기대비 6.6% 감소했다. 품목별로는 석유제품 수출이 전년동기대비 36.3%까지 줄었고, 가전제품(19.3%), 무선통신기기(18.2%), 화공품(13.9%) 등이 10% 이상 줄었다. 그간 수출에 강점을 보여 온 액정디바이스와 철강제품의 수출도 각각 9.9%, 9.5% 줄었고, 승용자동차와 자동차부품 또한 6.6%와 4.3%씩 감소했다.
이미 중국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상태에 달하면서 업계 간 경쟁이 가열되자 중국 업체들은 너도나도 해외로 수출을 늘리고 있다. 샤오미(小米), 중싱(中興·ZTE), 화웨이(華為), 쿨패드, 레노보 등 대표 브랜드를 비롯해, 러스(樂視), 비보(vivo), 메이주(魅族), 오포(oppo), 진리(金立·Gionee), 이자(一加) 등 신진 브랜드들까지 해외시장 진출에 가세하고 있다.
동시에 한국 브랜드의 세계 시장 점유율도 줄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트랜드포스에 따르면 3분기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와 애플이 각각 24.6%와 13.7%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분기 삼성이 26.7%, 애플이 15.4%를 기록했던 것에 비해 다소 감소된 수치로 중국 스마트폰 점유율 확대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스마트폰 브랜드 3인방 화웨이(8.4%), 샤오미(5.7%), 레노보(5.7%)가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중국 시장만 보면 그간 중국에서 최고 점유율을 기록해온 삼성전자가 샤오미와 화웨이에 밀리고 있는 상태다.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9월 중국의 강재 수출량은 1125만t으로 전년동기대비 32.1% 증가했다. 특히, 중국은 최근 아세안과 인도 등으로의 수출에 주력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에만 중국은 아세안과 인도 지역으로 2500만t을 수출했다. 이는 5년 전과 비교해 5배나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한국은 인도와 아세안에 각각 226만t과 621만t을 수출했다.
글로벌 시장점유율 50%를 넘어서며 독주하던 한국 메모리 반도체 시장도 중국에 위협당하고 있다.
중국반도체산업협회(CSI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산 집적회로(IC) 판매액은 1591억6000만 위안으로 전년동기대비 18.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중국산 집적회로 수출량은 823억1000만개로 전년동기대비 20.9% 늘었다. 액수로는 전년동기대비 5.2% 증가한 294억 달러를 기록했다.
중국은 대규모 자본과 정부의 지원을 앞세워 메모리 반도체 산업 확대에 대한 의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6월 '국가 집적회로 발전 추진요강'을 발표하며 1200억 위안을 투자해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이와 함께 중국 반도체 기업의 몸집불리기도 본격화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중국 칭화유니그룹(紫光集團·쯔광그룹)은 최근 글로벌 톱5 낸드플래시 업체 샌디스크를 간접 인수, 삼성전자가 주도하고 있는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시장 진입 의지를 드러냈다.
중국 토종 브랜드 굴기는 자동차 시장에서도 나타난다. 실례로 중국 시장에서 성장가도를 달려온 현대, 기아차는 올 1~9월 중국 내 업체별 자동차 판매 순위에서 6년 만에 토종 브랜드에 밀려나기도 했다.
메이드인 차이나의 공세는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제조업 육성 정책과 맞물려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중국 정부는 '중국 제조 2025'를 발표하고 중국을 10년 안에 제조업 강국으로 키운다는 야심을 드러냈다. 중국 기업들은 정부의 이같은 지원에 힘입어 연구개발(R&D)에도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중국 제조업 경쟁력은 전 분야에서 한국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성장했다"면서 "중국을 비롯해 엔저정책을 앞세운 일본의 공세 등으로 경쟁이 심화되는 수출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연구개발 확대 등을 통한 제조업 혁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