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 세계 최초 기술력 가진 바이오 벤처에 첫 투자
2015-10-29 11:00
-지피씨알·엠모니터 2곳 선정해 각각 10억원 지원
아주경제 윤태구 기자 =“세계 최초로 체내 특정 단백질 기능을 조절해 부작용 없는 맞춤형 항암제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이 기술을 활용해 2~3년 내 글로벌 제약회사와 함께 신약의 사업화 임상에 들어갈 겁니다.”(지피씨알 대표 신동승)
“메르스 사태 때 감염 의심자 확진 여부 판단에 며칠씩이 걸렸지만 이젠 그런 걱정은 안 해도 될 겁니다.”(엠모니터 대표 전효성)
충북혁신센터와 LG는 바이오 벤처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지난 5월 조성한 100억원 규모의 ‘창조경제 바이오 펀드’의 첫 투자 대상 기업으로 지피씨알과 엠모니터를 선정하고, 각각 10억원의 투자를 약속하는 협약을 28일 맺었다고 29일 밝혔다.
두 회사 모두 2~3억원의 초기 자본금으로 창업한 회사로 이번 10억원 투자 지원은 향후 회사 성장의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윤준원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장은 “초기 단계 바이오 기업 대상으로 이렇게 투자가 이뤄진 경우는 매우 드문 일이다”며 “바이오 전용펀드를 통해 바이오 창업 생태계가 더욱 활성화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사명(社名)과 동일한 단백질인 GPCR(G-Protein Coupled Receptor), 즉 ‘G-단백질 연결 수용체’를 전문으로 연구해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GPCR은 몸 바깥의 신호나 자극을 세포 안으로 전달하는 단백질로 시각, 후각, 미각 등 인간의 오감(五感)을 포함한 면역, 혈액 순환 등 다양하고 광범위하게 신체 기능을 작동케 하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
예컨대 GPCR이 특정 신체부위에 과하게 분비되면 암(Cancer)을, 반대로 적게 분비되면 당뇨병을 유발시키는 원인 중 하나이기 때문에 체내에 항상 적정량이 조절•유지되어야 한다.
따라서 GPCR과 각 신체부위에 대한 상호작용을 규명하면 이에 대한 효과적인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다.
이미 GPCR를 활용한 항우울제와 심장질환, 고혈압 등의 치료제가 개발됐으며, 지난해 세계 최초로 부작용 없는 맞춤형 항암제 기술을 확보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안전성이 검증된 임상 1상 승인을 받아 현재 유방암, 폐암, 간암, 뇌종양 등 4개의 암과 관련된 30여 개 맞춤형 항암제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지피씨알은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이 필요로 하는 핵심 기술을 확보한 만큼 10년 이상의 기간과 많은 투자 비용이 필요한 신약개발에 직접 나서기 보다 이들에게 항암제 개발 기술을 수출하는 방식으로 2~3년 정도의 비교적 짧은 기간 내에 신약을 출시토록 한다는 계획이다.
엠모니터는 지난해 7월 설립된 분자진단 기술을 활용한 의료기기 제조 벤처기업이다.
분자진단이란 체내 세포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분자 수준의 변화를 평가하는 진단기법으로 메르스(MERS), 감기 등 바이러스성 감염질병을 진단하는데 필요한 핵산(DNA 등)을 추출-증폭-검출하는 과정을 통해 병원균 존재 유무를 판독한다.
엠모니터는 감염 의심자의 혈액이나 소변 등의 시료에서 핵산을 추출하는 기존 방식과는 달리 면봉을 사용하여 입 속 구강세포에서 간단히 핵산을 채취, 그대로 증폭시켜 검출하는 기술을 지난해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보통 시료에서 핵산 추출을 추출하는 데만 1~2시간, 이후 증폭 및 검출에 추가로 2~3시간이 걸리는데 이 회사가 개발한 장비를 사용하면 전체과정을 30분 내외로 통합해 감염 여부를 빠르고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다.
특히 시료를 실험실로 보내는 과정 없이 현장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도록 장비를 휴대용으로 개발하고, 기존 전문가만 수행할 수 있었던 분자진단법을 시약의 색상 변화만으로 간단하고 쉽게 검사할 수 있게 했다.
엠모니터는 분자진단 기술을 활용한 감염질병 진단 의료기기 세계 시장 규모가 약 4조원에 달하는 만큼 이 분야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LG생산기술원의 장비와 기술 노하우 등을 지원받아 충북에 휴대용 진단장비 생산공장을 구축할 예정으로 내년 하반기 국내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한편 이날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스마트팩토리 구축 지원사례 공유회도 함께 진행됐다.
스마트팩토리란 IT 기술을 활용한 공정 개선작업을 통해 생산성과 품질을 높여주는 시스템이다. 충북혁신센터는 약 30명의 LG생산기술원 전문 인력을 투입해 지금까지 29곳의 중소•벤처기업을 지원해 생산성을 평균 20% 이상 높이는데 기여했다.
이 중 단열코팅액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추고 제품 생산라인을 구축해 대규모 수출 계약까지 눈 앞에 둔 ‘지앤윈’의 사례가 공유됐다.
2013년 창업한 지앤윈은 지난해 3월 1번 코팅만으로도 3번 코팅한 효과를 낼 수 있는 단열 코팅액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하지만 사업화를 위한 생산라인이 없어 고민이었던 이 회사는 충북혁신센터의 도움으로 착공 4개월만인 지난 8월말 충북 옥천에 공장을 세웠다.
이 과정에서 LG생산기술원 전문가들은 제조 설비의 설계, 구축, 운영 등 제품 생산의 모든 과정에 대해 기술 지원을 했다.
특히 LG디스플레이의 패널용 유리가공 공정 기술력과 경험을 제공해 지앤윈 연구원들이 높은 품질의 제품을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줬다.
이를 바탕으로 지앤윈은 최근 캄보디아 플랜트 건설에 필요한 단열재 코팅액 100억원 규모의 수출 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으며, 향후 중국 등 해외 시장 진출을 통해 사업 확대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