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는 미신이라고 여겼던 공화당 지지자들 올 여름 무더위에 지구 온난화 우려

2015-10-25 16:24

[사진= 기후변화에 따른 美 민주, 공화당 지지율]



아주경제 윤주혜 기자 = 전례없는 슈퍼 엘니뇨가 공화당 지지자들의 마음까지 바꾼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공화당 지지자 절반 이상이 기후변화가 진행 중이라는 데 동의했다고 지난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러나 기후변화는 과학적 사실이 아닌 미신에 가깝다는 게 공화당의 공식 입장이다.

최근 텍사스 대학교의 조사에 따르면 공화당 지지자 59%는 기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에 동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6개월 전만해도 47%에 불과했었던 것에 비하면 놀라운 변화다.

이러한 입장변화에도 불구하고 공화당 지지자들은 지구온난화 방지 정책에 대해서는 복합적인 태도를 보였다. 공화당 지지자 26%만이 탄소배출세에 동의하는 후보를 지지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또 절반 이상은 화학연료를 청정연료로 대체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같은 공화당 지지자들의 여론변화에도 불구하고 공화당 대선 주자들은 여전히 지구온난화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한다. 공화당 유력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는 “엄청난 돈만 퍼붓는 지구온난화 방지 정책을 멈춰야 한다”며 “지구는 점점 더 추워지고 있다”고 밝혔다. 벤 카슨도 “온도는 오르내리기 마련”이라며 지구 온난화 우려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러나 세계적 여론은 공화당의 공식 입장과는 반대의 흐름을 탈 것으로 보인다. 오는 연말 열리는 파리 기후변화 총회에서 지구온난에 대한 논의가 큰 진전을 보일 것 같다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화석연료 수출 의존국가인 캐나다와 호주의 지구온난화에 대해 적극적인 입장으로 돌아설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호주의 말콤 턴불 신임 총리와 캐나다의 저스틴 트뤼 총리 내정자는 지구온난화 방지에 동의한다.

또 공화당 내부에서도 은밀히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이 작년 수십명의 공화당 관련자를 인터뷰한 결과, 당의 공식 입장과는 달리 의원 개개인은 기후 변화를 해결해야 할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아직까지 공화당의 공식 입장은 견고하다. 현재 오바마 대통령은 탄소배출 감소와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를 골자로 한 청정전력계획(Clean Power Plan) 을 추진 중이다. 이에 공화당은 오바마의 기후변화 대응이 '거대한 사기극'이며 미국 경제에 타격을 입힐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