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벗어난 수학…구나 칼슨 “산업계 문제 해결사, 바로 산업수학”
2015-10-22 16:52
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수학 전 영역을 활용해 해결하는 것, 바로 산업수학입니다. 선형대수학, 대수기하학 등 전통적으로 순수수학으로 여겨진 수학도 산업 전반적인 분야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이용될 수 있습니다. 산업수학이냐 수학이냐는 수학자들의 마음가짐에 달려있죠.”
구나 칼슨(63) 아야스디 대표(스탠퍼드대 명예교수)는 22일 서울 코엑스 열린 ‘대한민국 산업수학 주간’에서 따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산업수학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칼슨 대표는 미국 스탠퍼드대 수학과 교수로 재직하다 미 연방정부(국가과학재단·방위고등연구계획국)로부터 1000만달러의 지원을 받고 제자들과 함께 첨단 수학을 이용한 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SW)를 개발했다. 12년간의 연구기간 끝에 얻은 결실이다. 이 SW로 2008년 창업한 스타트업 기업이 바로 ‘아야스디’(AYASDI·인디언족 언어로 ‘찾다’는 뜻)다. 국제적인 방위사업체 GE와 시티그룹, 미 식품의약청, 미 질병통제센터 등을 주요 고객으로 두고 있다.
아야스디는 ‘순수수학의 기적’으로 불리며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 산업수학을 기반으로 하는 스타트업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칼슨 대표는 1990년대 후반부터 위상수학이라 불리는 수학분야를 산업에 응용하는 연구를 진행, ‘위상데이터 분석'(TDA·Topological Data Analysis)이라는 독창적인 데이터 분석 기법을 개발해냈다. 그가 ’수학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이유다.
실제로 아야스디는 TDA 기법으로 암검진의 필요 여부를 도출해냈다. 네덜란드 암연구소(NKI)의 12년간의 데이터들 중 고위험군 유방암 집단에서 이전에는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생존자 그룹을 찾아내고 그들이 왜 생존했는지를 데이터 분석을 통해 밝혀냈다. 이는 수십 년간의 연구를 단지 몇 시간의 소프트웨어 분석으로 알아낸 것으로 비슷한 생체 데이터에도 불구하고 추가 암 검진이 필요한지 아닌지를 구별해내는 데 기여했다.
또 미국 프로 농구(NBA) 2010-11 시즌에서 뛴 452명의 선수들을 TDA 기법으로 분석, 농구 포지션의 개수를 기존 5개(포인트 가드, 슈팅 가드, 스몰 포워드, 파워 포워드, 센터)가 아닌 13개로 새로 분류할 수 있음을 밝혀냈다. NBA 동부 콘퍼런스에 속하는 샬럿 밥캐츠 팀의 선발진을 향상시켜 경기의 승률을 높이는 데 실질적으로 이바지했다. MIT 슬론 스포츠 분석 콘퍼런스에서 스포츠 혁신상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