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선경, 8년 만에 한국에 돌아오다

2015-10-21 16:22
갤러리스케이프 곽선경 개인전

곽선경 'Not so framed', 2015, gaffer tape, plastic frame,59.3 x 44 cm. [사진=갤러리스케이프 제공]


아주경제 조가연 기자 =구겐하임, 브루클린, 퀸즈 등 세계적인 미술관에서 작품을 선보여온 곽선경 작가가 개인전이 서울 종로구 갤러리스케이프에서 열리고 있다.

2007년 이후 8년 만에 한국에서 개인전을 진행하는 곽선경은 마스킹 테이프를 이용한 역동적이고 에너지 넘치는 '공간 드로잉' 작업으로 주목받으며 꾸준히 활동해왔다.

이번 전시에선 마스킹 테이프 외에도 개퍼 테이프, 철사 등을 이용한 작업을 시도했다. 전시 이름인 '125 Rolls of Winding, 48 Layers of Piling, 72 Yards of Looping_125개 롤 감기, 48겹 쌓기, 72야드 말기'는 작가가 뉴욕에서 활동하며 작업한 재료적, 조각적, 개념적 시도들을 응축한 것이다. 전시장의 작품으로 표출되는 누적된 작업의 시간을 담고 있다.
 

전시장 1층 전경. [사진=갤러리스케이프 제공]


전시는 세 분야로 나뉜다. 1층에선 '순환의 에너지'에 대해 탐구한 조각과 설치 작업이 전시됐다. 전 세계를 다니며 생동감 넘치는 드로잉 작업을 선보인 곽선경은 시간의 덧없음과 생의 유한함을 작품 '60lb of Dust, 2kg of Sand, 32g of Ash_60파운드의 먼지, 2킬로그램의 모래, 32그램의 재'에 담았다. 종이 먼지와 모래, 재가 겹겹이 쌓인 모습은 삶과 죽음 사이의 순환을 잔잔한 울림으로 전한다.

전시장 지하에선 다채로운 색감의 '조각적 드로잉'을 감상할 수 있다. 천 재질의 개퍼 테이프를 이용한 작업으로 산업 재료로 주로 사용되는 테이프의 성질을 넘어 작가의 행위, 반복된 노동, 정신적 교감 사이에서 구축된 시각적 결과물이다.

2층에는 작가가 그동안 공개하지 않았던 드로잉들을 전시했다. 20여 년간 작업해온 드로잉들을 모아 무의식과 의식의 치열한 대화를 그려냈다. 전시는 내달 15일까지다. 02-747-46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