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회 전국체전 건재한 '노장'과 떠오르는 '신예'

2015-10-19 06:40

[사진=대한사격연맹 제공]

아주경제 서동욱 기자 = 지난 16일 강원도 강릉에서 막을 올린 96회 전국체육대회(전국체전)에서 신구의 조화가 눈에 띈다. 사격과 양궁 등에서는 노장의 저력을 보여준 간판선수들이 타이틀을 수성했고, 역도와 유도 등의 종목에서는 신예들이 치고 올라오며 세대교체의 신호를 알렸다.

먼저 ‘구관’인 '사격황제' 진종오(케이티)가 전국체육대회(이하 전국체전) 공기권총 5연패를 달성했고, 2012년 런던 올림픽 여자 양궁 금메달리스트 기보배는 3년만에 전국체전에서 우승하며 건재함을 알렸다. 여자 일반부 장대높이뛰기에서는 임은지(구미시청)가 3연패를 달성했다. 반면 한국 역도 간판스타 사재혁(아산시청)은 3연속 3관왕에 도전했지만 후배들에게 밀려 동메달 2개에 만족해야 했다. 유도에서는 안창림과 안바울(이상 용인대)이 압도적인 실력을 보이며 ‘차세대 스타’의 탄생을 예감케 했다.

진종오는 18일 대구종합사격장에서 열린 공기권총 결선에서 199.1점을 쏴 196.7점을 쏜 김기현(창원시청)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진종오는 2011년 경기도 대회부터 이번 대회까지 5차례 대회 연속으로 이 종목 금메달을 따내며 최강자다운 면모를 보였다. 전날 열린 50m권총에서 후배 김청용(흥덕고)에 밀려 은메달에 그친 아쉬움도 어느 정도 털어냈다.

같은 날 강원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한국 여자 일반부 장대높이뛰기에서는 임은지(구미시청)가 4.00m의 기록으로 전국체전 3연패를 달성했다. 임은지는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며 아시안게임 최초로 한국에 여자 장대높이뛰기 메달을 안긴데 이어 전국체전 3연패까지 달성하며 명실 공히 한국 여자 장대높이뛰기 간판으로 떠올랐다.

지난 17일 강원 원주 양궁장에서 열린 양궁 여자 일반부 경기에서는 기보배(광주시청)가 60m에서 351점, 70m에서 344점을 쏴 두 종목 1위에 올랐다. 기보배는 60m에서 강민진(예천군청), 홍수남(청주시청), 70m에서 홍수남과 동점을 이뤘지만 과녁 정중앙을 꿰뚫는 골드를 더 많이 기록해 간신히 1위를 차지했다. 기보배가 전국체전 금메달을 따낸 것은 제93회 대회 이후 3년 만이다. 2012 런던 올림픽 개인전 금메달리스트 오진혁(현대제철)은 남자 일반부 70m에서 343점을 쏴 4위에 머물렀다.

한국 역도의 간판스타 사재혁은 전국체전 3개 대회 연속 3관왕에 도전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사재혁은 지난 16일 강원도 양구군 용하체육관에서 열린 제96회 전국체육대회 역도 남자 85㎏급 인상에서 156㎏을 들어 올려 3위에 올랐다. 사재혁과 같은 국가대표 임영철(경남도청)이 163㎏, 역시 국가대표인 유동주(진안군청)이 160㎏을 기록해 1, 2위를 차지했다. 사재혁은 이어진 용상에서는 2차 시기에 190㎏을 기록해 임영철(202㎏), 유동주(192㎏), 박행주(보성군청·191㎏)에게 밀려 입상권에 들지 못했다. 그러나 인상과 용상 성적을 합한 합계 성적에서는 346㎏으로 3위를 차지했다. 임영철이 365㎏으로 합계 1위에 올라 새로운 3관왕으로 우뚝 섰고, 유동주가 352㎏으로 뒤를 이었다.

같은 날 유도에서는 기대주 안창림과 안바울이 나란히 금메달을 획득했다. 안창림은 강원도 철원체육관에서 열린 제96회 전국체전 유도 남자 대학부 73㎏급 결승전에서 전지원(계명대)에 한판승을 거두고 지난해 제주 대회에 이어 이 체급 2연패를 달성했다. 안바울도 이날 남자 대학부 66㎏급 결승전에서 김다솜(용인대)을 한판으로 꺾고 자신의 3번째 전국체전 금메달을 따냈다. 일본 대표팀으로부터 귀화 요청을 받았던 재일동포 3세인 안창림은 이원희, 김재범, 왕기춘으로 이어진 73㎏급 강자 계보를 이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안바울은 올림픽 메달리스트인 최민호, 조준호의 뒤를 잇는 경량급의 기대주다. 안창림과 안바울은 이날 예선부터 결승까지 4경기 가운데 3경기를 한판으로 가져가는 압도적인 실력을 뽐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