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야동 창작물이어야 보호 대상"… 일본업체 불법공유 금지 가처분 기각
2015-10-18 14:33
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성인영상을 제작하는 일본 업체들이 국내 웹하드 업체 회원들의 불법 공유를 막아달라며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우리 법원에서 받아들이지 않았다. 음란물이 저작물로 인정되려면 창작성을 제작자가 입증해야 한다고 본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김용대 수석부장판사)는 일본에서 음란 동영상을 만드는 업체 16곳이 한국 웹하드 4곳을 상대로 낸 '영상물복제 등 금지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고 18일 밝혔다.
재판부는 "저작물은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말, 문자, 음, 색에 의해 구체적으로 외부에 표현한 창작물이어야 보호 대상이 된다"고 설명했다.
해당 제작사들은 앞서 "우리 영상은 저작권법의 보호대상이 되는 저작물이다. 작품 5000건의 불법 업로드, 다운로드를 중지시켜 달라"며 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 과정에서 다수 작품의 표지 앞뒷면을 출력해 증거로 제출했다.
재판부는 저작권법의 보호 대상 조건인 '창작적 표현방식'을 따져 판단하면서 "제출 자료만으로 어떤 영상인지 확인되지 않아 사상 또는 감정을 창조적 개성이 드러나는 표현방식을 통해 나타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어 "아울러 형법 등으로 처벌되는 음란물에 대해 저작권자가 적극적으로 저작권을 유통하는 것까지 보호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한편 올해 8월 부산지법은 일본의 제작사 15곳이 낸 같은 내용의 가처분 신청에서 "음란한 내용이 담긴 영상물이지만 저작권법상 저작물로 보호될 수 있다"며 이 업체의 손을 들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