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정 많이들었다"…오바마 "한미관계 틈 없어"
2015-10-17 09:54
오찬까지 포함해 정상회담 1시간50분 진행…기자회견까지 3시간
아주경제 주진 기자 =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진행된 4번째 양자 정상회담 공동기자회견에서 서로에 대한 신뢰와 우정을 과시했다.
두 정상은 정상회담과 확대 오찬회담이 길어지면서 애초 기자회견이 예정된 시간인 오후 1시40분보다 30분 가까이 늦은 오후 2시9분에 백악관 이스트룸에 입장해 회견을 이어갔다.
첫 모두발언에 나선 오바마 대통령은 한국어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하며 회견을 시작했다.
박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은 '한국에는 자주보면 정이 든다는 말이 있는데 정이 들었느냐'는 질문을 받자 웃으며 상대방에 대한 호감도를 드러냈다.
먼저 답변에 나선 박 대통령은 "저는 (오바마 대통령과) 정이 많이 들었다"면서 활짝 웃었다.
오바마 대통령도 "박 대통령에 대해 인상이 깊었다. 계속 만나면서 비전의 명확성에 감명했다"며 비교적 길게 박 대통령에 대한 느낌을 피력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의 훌륭한 파트너일뿐 아니라 앞으로도 한국의 포괄적인 역할을 세계무대에서 잘 주도해 나가실 분으로 알고 있다. 박 대통령과 협력하는 것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한미 양국의 강한 동맹 관계는 두 사람의 우정, 한국민과 미국민의 우정 때문에 더욱 강해진 것 같다"고 강조했다.
두 정상은 52분 정도의 공동기자회견을 마친 뒤 두 손을 마주잡으면서 악수해 눈길을 끌었다. 박 대통령이 악수를 위해 한쪽 손을 내밀자 오바마 대통령이 응하면서 양손으로 박 대통령의 손을 잡았고 박 대통령도 다른 손을 포개 맞잡았다.
두 사람의 이런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정상회담이 시작될 때부터 감지됐다.
백악관 앞에 진을 친 세계 각국의 취재진을 지나 태극기와 성조기가 나란히 달린 차량을 타고 백악관에 도착한 박 대통령은 미국 의전장의 안내를 받으면서 회담장으로 이동했다.
이어 오바마 대통령의 백악관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Oval Office)에 들어간 박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과 반갑게 재회의 인사를 나눴다. 회담은 애초 예정됐던 시간보다 5분 정도 늦은 이날 정오에 시작됐다.
하늘색 재킷과 짙은 파란 색 바지 차림의 박 대통령과 짙은 남색 정장에 와인색 넥타이를 맨 오바마 대통령은 오벌 오피스 벽난로 앞에 마련된 의자에 나란히 앉아 환담했다.
두 정상은 서로 말을 이어가면서 손짓을 하며 설명하기도 했다. 두 정상 앞으로 일렬로 놓인 소파에는 조 바이든 부통령과 윤병세 외교부 장관 등 한미 양국의 배석자들이 마주 보고 자리했다.
두 정상의 표정이나 회담 형식 모두 다른 공식 회담의 딱딱함과는 거리가 있었다.
두 정상은 이런 분위기 속에서 한미동맹, 북핵·북한문제, 동북아 지역 협력 문제에 대해 밀도있게 대화를 이어갔다. 박 대통령은 "한반도의 당면 현안을 넘어 한반도의 미래에 대해서도 깊이 논의했다"며 회담 의제를 직접 전했다.
두 정상은 오후 1시10분까지 회담을 진행했다. 당초 회담 예정시간보다 35분이 길어졌다.
회담이 끝난 후 두 정상은 이후 백악관 각료회의실인 캐비닛룸으로 옮겨 확대 오찬회담을 이어가며 새로운 분야에 대한 협력, 글로벌 협력 문제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오후 1시16분에 시작된 확대오찬회담은 오후 1시55분 끝났다.
정상회담이 길어지면서 오찬회담은 압축적으로 진행된 것. 하지만 오찬회담에서는 순차통역이 아닌 동시통역으로 진행돼 밀도있게 대화가 이뤄졌다. 순차통역으로 진행됐을 때보다 회담 시간이 2배 정도 된다는 의미다.
두 정상은 1시간 10분간의 정상회담과 39분간의 확대 오찬회담 등 1시간50분 정도 한반도 문제에서부터 글로벌 현안까지 협의한 뒤 공동기자회견을 52분 가량 진행했다.
두 정상은 정상회담부터 기자회견까지 3시간 가량 자리를 함께 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