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투자자 분쟁사례 한눈에 본다
2015-10-15 16:34
금융투자협회, 투자문화지침서 분쟁조정사례판례집 발간
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 # 고령의 투자자 김모씨(79)와 이모씨(81)는 2008년 C증권사 직원의 권유로 투자신탁 상품에 각각 4800만원과 2000만원을 투자했다.
이 상품은 투자신탁재산의 대부분을 장외파생상품에 투자해 위험도가 높았다. 증권사 직원은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문구가 삭제된 상품설명서를 보여준 것 외엔 상품의 위험성에 대한 설명하지 않았다.
각각 2100만원, 874만원의 손해를 본 김씨와 이씨는 직원의 설명 부족에 대해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금융회사의 과실을 60% 인정해 김씨와 이씩에게 각각 1258만원과 524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 30년 넘게 야채장사를 한 김모씨는 2008년 금융회사 직원 조모씨의 권유로 펀드에 8억원을 투자했다. 펀드 평가금액이 7억200만원으로 하락하자 김씨는 금융사에 항의했다.
그러자 조씨는 펀드 평가금액의 합이 7억원 이하로 하락하면 차액을 보장하겠다는 각서를 썼다. 조씨는 펀드를 환매해 4억9200여만원을 상환받고 손실보장 각서를 통한 배상을 요구했다. 그러나 각서는 법적인 책임을 물을 수 없다며 기각당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처럼 투자자가 금융투자상품에 투자하다 설명 부족이나 부당 권유로 피해를 보는 사례가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 위의 사례들은 자본시장법의 설명의무·손실보전 금지 등의 규정을 위반한 것이다.
현행 자본시장법 제47조 설명의무에 따르면 금융투자업자는 일반투자자를 상대로 투자권유를 하는 경우 상품의 내용·투자에 따른 위험 등을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야 한다.
특히 고령 투자자에게 설명 의무를 더욱 강화해야 하며 위험성이 높은 상품 권유를 제한해야 한다. 손실보전에 대한 각서도 잘못됐다.
제55조를 보면 투자자가 입은 손실을 보전해 줄 것을 사전에 약속하고나 사후에 보전해주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즉 각서를 작성할 수 없으며 있더라도 효력이 전혀 없다.
이 같은 분쟁 사례들은 금융투자협회가 발간한 '분쟁조정 사례·판례집(증보판)'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금투협은 지난 14일 5년 만에 회원사 분쟁 및 금융소비자의 사고 예방을 위한 분쟁조정사례 판례집(증보판)을 발간했다.
황영기 금투협 회장은 "설명의무 적합성 등과 관련된 판례와 회사의 사용자책임·집단소송 판례를 강화했다"며 "상품별 투자유의사항과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기에 대한 예방·대처법도 알기 쉽게 제시했다"고 밝혔다.
책자의 내용은 협회 홈페이지(www.kofia.or.kr)에서 무료로 다운받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