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미국 공화당의 유력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한국이 매년 1조원 가까이 부담하는 주한미군 주둔비용 부담액을 '푼돈(peanut)'에 비유해 논란이 되고 있다.

미국 정치 전문지 폴리티코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후보는 12일(현지시간) 미국 뉴햄프셔 주 맨체스터에서 온건 중도주의 성향의 정치단체 주최로 열린 행사에서 한 대학생과 의견을 주고 받는 과정에서 "한국이 부담하는 비용은 미국에 비하면 푼돈에 불과하다”고 답변했다.

한국계로 보이는 이 학생이 "한국은 주한미군 주둔 관련 부담하는 것이 없다는 트럼프의 주장은 사실과 맞지 않다"고 지적한데 대한 대응이었다. 트럼프 후보는 지난 여름 대학을 돌며 연설할 때 한국이 주한미군 주둔 관련해 부담하는 것이 없다고 발언했었다. 

트럼프는 학생에게 "한국인이냐"고 물었고 학생은 "텍사스 주에서 태어나 콜로라도 주에서 성장했으니 한국인은 아니다"라고 맞받았다. 

학생은 이어 "한국은 매년 8억 6100만 달러(약 9880억 원)를 지급하고 있다"며 트럼프의 주장에 재차 반박했다. 그러자 트럼프 후보는 "미국도 엄청난 군사비용을 부담하고 있다"며 "미국이 부담하는 비용에 비하면 (한국의 부담은) 푼돈에 불과하다"고 받아쳤다. 학생이 질문을 이어가자 "한국은 부자나라"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트럼프 후보는 화제가 바뀌자 “미국은 한국과 독일, 일본 등을 방어하고 있지만 이들 국가로부터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있다"며 "이들 국가로부터 적은 비용을 받고 있는 만큼 '조각'에 불과하다"고 거듭 주장했다. 또 "우리보다 부유한 나라를 방어하려면 그들도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며 "전 세계를 방어하는 데 필요한 방위 예산을 왜 미국이 부담해야 하냐"고 목청을 높였다.

트럼프 후보는 "일본이 공격 받는다면 미국은 목숨 걸고 싸워야 하지만 미국이 공격 받을 경우 일본은 그럴 필요가 없다"며 "불평등한 조약 동맹의 성격을 바꿔야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국은 현재 주한미군 주둔과 관련한 방위비 분담비용을 매년 1조 원 가까이 부담하고 있다. 간접지원액까지 포함할 경우 훨씬 더 큰 규모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가장 최근 협상한 제9차 한미 방위비분담 특별협정에 따라 지난해 지급된 분담비용은 9200억 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