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윈산 방북 마무리, 북중관계 확 살아나나
2015-10-12 18:04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북한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행사 참석차 북한을 방문했던 류윈산(劉雲山)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이 3박4일 일정을 마치구 12일 귀국길에 올랐다. 류윈산의 이번 방북으로 소원했던 북중관계가 회복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12일 1면 기사로 류 상무위원이 11일 평안남도 안주시에 있는 인민지원군 열사능원을 찾았다는 소식을 전했다. 인민일보는 "열사능원은 생사고락을 함께한 중국과 조선(북한)의 우호적인 관계를 목격해 왔으며 계승시켜 나아갈 것"이라는 류 상무위원의 발언을 전했다.
베이징에서 발행되는 유력지 신경보는 "류윈산 상무위원의 방북 과정을 볼때 양국의 전통적인 우의가 계속 이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다른 중국 매체들도 류 상무위원의 방북일정을 비교적 상세히 전하며, 방북기간 중 화기애해한 분위기가 지속됐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중국 내 언론 보도로만 보면 북중관계가 완연한 회복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손잡고 포응하고 화기애해 스킨십
류 상무위원의 방북 하이라이트는 10일 북한노동당 창립 70주년 기념일 열병식이었다. 열병식 주석대에서 김정은 제1위원장 왼쪽 첫자리에 류 상무위원이 섰다. 류 상무위원 옆으로 김기남 당비서, 최룡해 당비서, 최태복 당비서, 김양건 당비서 등 북한노동당 주요인사들이 도열했다.
류 상무위원이 방북하던 9일 저녁에는 김 제1위원장과의 회담이 이뤄졌다. 이 자리에서도 화기애해한 장면이 연출됐다. 조선중앙통신과 신화사가 발표한 사진에 따르면 김 제1위원장과 류 상무위원은 서로 활짝 웃으며 이야기를 나눴고 걸어가면서도 대화를 나눴다.
조선중앙TV의 보도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김 제1위원장과 류 상무위원은 최소 3번 포응했다. 이같은 지도자들간 스킨십은 대내외에 양국의 우호적인 분위기를 표명하는 상징으로 받아들여진다.
◆시진핑 친서에 적극 화답
9일 김정은을 회견하면서 류윈산은 김정은에게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친서를 전달했다. 시 주석은 한국, 코스타리카, 남아프리카공화국, 콜롬비아, 브라질, 볼리비아 등 7개국 지도자에 친서를 전달한 적 있다. 시주석은 대부분 새로 지도자에 등극했거나 연임에 성공했을 때 친서를 전달했다.
시 주석은 친서에서 ‘중조(中朝) 전통 우의는 양측 선대 지도자들이 직접 만들고 키운 것으로 양측 공통의 보배이니 우리가 더욱 귀하게 여길 가치가 있다’고 했다. 김정은은 "전통은 역사책이나 교과서에 기록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실천으로 계승 발전시켜야 한다"고 화답했다.
이 밖에 류윈산은 9일 오후 최룡해 북한 노동당 중앙정치국 위원과 회담했으며 10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류 상무위원은 한반도 비핵화와 6자회담 재개 등 중국의 한반도 기본입장을 전달했다.
◆북중관계 회복기 들어설 것
류 상무위원의 방북에 대해 중국 전문가들은 상당한 호평을 내놓고 있다. 장팅옌(張庭延) 한중우호협회 부회장은 홍콩 대공보(大公報)에 게재한 칼럼에서 류 상무위원의 방북이 북중 관계를 개선하고 양측의 상호이해와 한반도 평화, 6자회담 재개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국제우호연락회 가오하이콴(高海寬) 동북아 안보 전문가 역시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기고문에서 "중국 당국이 김정은 제1위원장을 종잡을 수 없는 협상 상대라고 여기지만, 류 상무위원이 북한과의 관계 강화를 위한 중국당국의 메시지를 전달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진찬룽(金燦榮)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부원장도 환구망을 통해 "류 상무위원 방북은 중국이 북중관계를 중시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번 방북이 북중관계의 회복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