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10년 중장기 경제어젠다 선정...경제혁신 '속도전' 나선다

2015-10-12 11:55

[자료 = 대한상의 제공]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경제계가 경제혁신과 구조개혁에 속도를 내기 위해 10년을 내다보고 추진해야 할 3대 경제 어젠다를 선정했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박용만)는 12일 저성장 뉴노멀(new normal) 시대에 대비해 기업의 사회적 지위 향상, 선진 기업환경 조성, 미래세대 준비 등 3대 중장기 핵심 어젠다를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기업의 사회적 지위 향상을 위해 상명하복, 임기응변식 업무지시, 남성위주 조직운영 등으로 얼룩진 구시대적 기업 문화 개선에 나선다. 선진기업환경 조성을 위해 사전규제를 사후감독이나 처벌로 바꾸는 등 규제의 근본 틀을 바꾸고, 비시장적 입법환경 모니터링을 강화하며 '그림자규제'로 불리는 일선 공무원의 자세개선도 유도할 방침이다. 또 다변화되고 있는 취업경로를 개발하고, 20만개의 미스매치 일자리를 채워 미래 청년세대를 위한 준비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이같은 움직임은 최근 우리나라의 경제혁신과 구조개혁 속도가 눈에 띄게 둔화됐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실제로 대한상의가 최근 경제전문가 5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경제혁신과 구조개혁 추진속도에 대해 '다소 지지부진하다'(55.0%)거나 '거의 이뤄진 게 없다'(42.9%)는 답이 절대다수를 차지했다. 반면 ‘적절한 속도로 추진 중’이라는 응답을 내놓은 전문가는 2.1%에 불과했다.

경제혁신을 위해 우선 논의돼야 할 사안으로는 규제개혁 우선순위 선정(81.5%), 서비스업 선진화(55.6%), 노동개혁(48.1%), 구시대적 경영관행 개선(33.3%), 현장친화적 교육환경 마련(25.9%), 일선공무원 자세 개선(22.2%), 대외리스크 대비(14.8%), 금융산업 발전(11.1%), 비시장적 입법점검(7.4%) 등이 꼽혔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또한 “규제개혁, 서비스산업 발전 등 해묵은 과제가 우리 앞에 미제로 남아있다”면서 “국민이 지지하고 역대 정부에서도 수차례 추진해 왔지만 연이은 단기이슈의 대립·갈등으로 국가의 내일을 책임질 중장기 경제 어젠다의 추진력이 분산돼 안타깝다”고 밝히기도 했다.

대한상의는 이같은 어젠다를 추진하기 위해 기업인·정책자문단과 공동으로 10월 중 중장기 경제 어젠다 추진 전담사무국도 설치한다.

사무국장은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과 송의영 서강대 교수(정책자문단 간사)가 맡을 예정이다. 2개월간 3개 어젠다별 실무회의를 하고 12월에는 중장기 경제 어젠다 전략회의를 개최한다는 목표다. 전략회의는 반기별로 진행한다. 또 경제계 전문가그룹은 경제 어젠다 제안서를 만들어 청와대, 국회, 정부에 건의할 계획이다.

대한상의는 "기업인 정기 조사패널을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경제 어젠다 추진지수를 산출할 계획"이라며 "정책의 실행력, 일관성, 호감도 등을 전방위적으로 볼 수 있는 잣대를 만들어 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기업은 늘 하던 얘기만 한다'는 수준에서 벗어나 실증증거, 연구에 바탕을 둔 토론과 검증을 해 나갈 것"이라며 "나아가 토론결과에 따라 정책설계, 집행방법까지 제시되는 실효성 있는 회의체를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