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日 기업 사업재편 지원제도로 활력… 기업활력제고특별법 조속 재정돼야
2015-10-11 12:54
기업은 세제 지원 가장 선호, 특례의 일반법화로 규제개혁 효과 있어
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전국경제인연합회와 중소기업중앙회가 1999년부터 2015년까지 일본의 사업재편 지원제도를 이용한 기업들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제도 활용이 기업의 경쟁력 제고와 경제 회복에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사업재편 지원제도를 벤치마킹한 기업활력제고특별법의 조속한 제정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일본은 90년대 버블경제의 붕괴로 위기에 놓인 기업들의 회생을 지원하기 위해 1999년 산업활력법을 제정했다. 산업활력법은 정부가 기업이 선제적인 사업재편을 통해 스스로 체질을 개선하고 산업기반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기업들은 법 제정 이후 현재까지 총 684건의 사업재편(매년 평균 40.2건) 지원제도를 이용하였으며 제도 이용을 통해 기업 생산성을 향상시켰다.
사업재편 계획 승인 기업은 회사법, 세법 및 금융 등 특례 패키지 지원을 받아 사업재편을 진행할 수 있다. 이 중 기업들이 가장 선호하는 지원은 세제 특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경제산업성에 따르면 회사법상 자산 감정절차 간소화 특례의 경우 일반법화 돼 규제개혁의 효과가 있다고 평가했다. 특례 이용별 분류를 보면 620개사(90.6%)는 세제지원, 159개사(23.2%)가 회사법상 절차간소화, 110개사(16.1%)가 금융지원 특례를 이용했다.
일본 정부의 제도적 지원을 통해 사업재편 승인 기업들의 생산성은 크게 향상됐다는 설명이다. 2003년부터 2013년까지 승인기업 488개사 중 성과보고서를 제출한 212개사의 생산성 지표를 분석한 결과, 생산성 향상 지표중 하나인 유형자산회전율이 88.4% 상승했으며, 자기자본 이익률과 종업원 1인당 부가가치율도 각각 37.0%, 74.0% 상승했다. 승인 기업의 고용 현황 역시 일본 정부의 제도적 지원을 통해 기업은 신규채용 목표를 수립해 170개사가 총 7만71명의 신규 채용을 진행했으며 기업당 평균 412명의 신규 고용 효과를 가져왔다.
일본 재계는 산활법 제정 등 사업재편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의지가 반도체, 철강 등 일본 제조업의 경쟁력 강화에 기여했다고 평가한다. 사업재편 승인의 대표적인 사례로 신일철주금은 스미모토금속과의 합병 이후 세계 6위의 생산량에서 2위로 올라섰으며 제조 및 판매의 효율성 제고를 통해 자기자본이익율 역시 9%p 향상시켰다. 일본은 향후 자동차, 석유화학 업종 등에서도 사업재편을 통한 대형화가 조만간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과 경쟁하는 우리나라 역시 자동차, 석유화학 업종 등에서 자발적 사업재편을 위한 제도 마련이 시급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결과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한국의 경제를 이끌어온 주력산업이 대·내외적 위기 상황에 직면하였으며 이는 일본 90년대 버블경제 붕괴 상황과 매우 유사하다”며 “일본 경제 회복의 기반이 되었던 산활법, 산경법 등 사업재편 지원제도를 벤치마킹한 기업활력제고특별법이 한국 주력산업 위기 탈출의 주춧돌로 작용할 수 있도록 해당 법안이 올해 안에 제정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