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성난 변호사’ 허종호 감독·이선균 콤비의 리듬
2015-10-07 18:55
유명 제약회사 신약 부작용 논란으로 변호를 맡은 변호성은 ‘사람을 홀리는’ 화려한 언변으로 불리했던 재판을 뒤집는다. 그의 능력을 높이 평가한 제약회사 회장(장현성 분)은 회사 직원이 용의자로 지목된 신촌 여대생 살인사건의 변호를 부탁한다. 하지만 모든 정황과 증거는 용의자 김정환(최재웅 분)이 범인이라 가리키고, 김정환만이 “피해자와 연인이었다”며 결백을 주장한다.
변호성의 후배이자 담당 검사 진선민(김고은 분)은 김정환이 범인이라 확신하고, 변호성은 증거도 시체도 없다는 점을 주목하며 유려한 변론으로 재판의 주도권을 잡는다. 확실한 쐐기를 박으려는 순간, 김정환은 “제가 피해자 한민정을 죽였다”며 범행을 시인한다.
‘성난 변호사’는 스타일리시하고 빠른 리듬감을 자랑한다. 전반부에 드러나는 법정 영화와 후반부의 추리극은 아귀를 맞물리며 극의 속도를 더한다. 보여주고 싶은 것이 많은 ‘성난 변호사’는 다소 이음새가 부실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강한 캐릭터와 리드미컬한 전개로 관객들의 시선을 붙든다.
가장 돋보이는 것은 이선균의 활약. 오만방자함부터 멘탈붕괴까지, 시시각각 변하는 변호성의 모습을 살펴보는 것도 영화의 재미 중 하나다. 그가 아니었다면 변호성이라는 캐릭터가 이렇게까지 매력적으로 표현될 수 있었을까 싶을 정도.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 것은 ‘성난 변호사’의 장점이기도 하지만 단점으로 작용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후반부로 치달으며 잦은 반전과 극적인 장치들은 다소 어수선하게 느껴지고 변호성의 활약이 큰 만큼 박사무장(임원희 분)과 진선민의 존재는 희미해진다. 거기에 성기게 느껴지는 마무리는 속편을 예고한 것인지 의문스럽기도. 10월 8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