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국감] 산업부 공무원 ‘국외훈련보고서’ 표절 다수 적발
2015-10-06 09:32
아주경제 신희강 기자 = 해외에서 유학 및 연수를 받은 공무원들이 국내로 돌아왔을 때 제출하는 ‘국외훈련보고서’를 인터넷 및 정부연구기관의 보고서를 그대로 베껴서 제출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6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김한표 새누리당 의원이 인사혁신처 및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제출받은 '2005년부터 2014년까지 정부부처 국외훈련파견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하버드·스탠퍼드·옥스퍼드 등 해외대학에서 연수받은 정부부처 공무원은 3159명으로 집계됐다. 연수비로는 총 3149억원의 국가예산이 집행됐다.
현재 국외훈련파견자들은 ‘국외훈련지침’에 따라 연수기간 종료로 국내로 돌아올 때 국외훈련보고서를 제출하도록 규정돼있다.
이 규정에 따라 각 정부부처는 ‘국외훈련심의위원회(훈련성과평가위원회)’를 구성해 제출된 국외훈련보고서를 논문수준의 기준으로 엄격한 관리와 평가를 한다. 평가결과에 따라 부실한 자료를 제출한 공무원에 대해서는 재작성을 요구하거나 훈련비 정산을 금지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산업부에서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제출한 국외훈련보고서 5건을 샘플로 추출해 표절여부를 조사한 결과, 모두 인터넷 문서 및 정부기관연구보고서를 그대로 베껴서 제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5건 중 일부 보고서는 내용의 최대 46%까지 표절한 것으로 나타났고, 표절한 부분은 인용표기 누락 등의 단순 실수가 아닌 원문의 표와 문구를 100% 동일하게 차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산업부 국외훈련심의위원회는 지난 2013년부터 2015년까지 국외훈련보고서를 심사·평가하면서 표절여부를 밝혀내지 못했다. 부실한 보고서를 적발하여 재작성을 요구하거나 훈련비 미지급을 결정한 적도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모든 심사위원이 산업부 공무원만으로 구성된 국외훈련심위원회가 정확하고, 객관적인 심사·평가보다는 전형적인 ‘제식구 감싸기’와 ‘온정주의적 평가’를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연간 1인당 5000만원씩 국비지원을 받고 해외에서 유학을 받는 공무원들이 남의 것을 베껴서 보고서를 제출하는 등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고 있다"고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