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세종경찰서 -송파경찰서, 딸 가진 부모와의 긴박한 시간 왜?

2015-10-05 14:50

전국부취재팀장 /서중권 


아주경제 서중권 기자 =“얘가 연락이 안 돼 걱정이네” “뭐가?”

아내의 푸념에 필자의 귀가 쫑긋해졌다. “어제 저녁 통화이후 지금까지 연락이 안 된 다구…”

아내의 눈치가 예사롭지 않아 가까이 다가가 자초지종을 물었다.

사연은 이렇다. 서울 IT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딸애가 지난 2일 중국 유커들의 통역 업무를 맡아 즐겁게 일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것은 오후 6시경.

그런데 다음날 아침부터 정오 현재까지 소식이 끊겼다는 것이다. 필자도 내심 궁금함과 걱정이 온몸을 파고들었다.

“그래. 그럼 친구나 직장동료들한테 연락해보자.”

여기 저기 몇 군데 전화를 건 아내의 안색은 점점 굳어져 갔다. 숙소인 오피스텔 경비실에 의뢰했지만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평소 이 같은 일이 한 번도 없었던 터라 걱정은 꼬리를 물고, 험한 세상의 현실은 우리부부의 머릿속을 어지럽혔다.

결국, 112에 문의했다. 상담경찰은 주소지인 세종시 조치원지구대로 찾아가 상담하는 것이 빠르겠다고 친절히 알려줬다.

오후 1시 30분 쯤 반은 혼이 빠진 채로 조치원지구대로 달려갔다. 상황설명을 들은 경찰은 곧 바로 동료들과의 의견을 정리하고 딸 주거지인 서울 송파경찰서 문정지구대와 공조를 취했다.

실종신고를 하기 전 딸 숙소로 찾아가 내부 확인 절차를 우선하기로 했다. 양 지구대 간 통화를 끝낸 뒤, 문정지구대 경찰이 딸 숙소 앞에서 필자의 휴대폰으로 전화를 했다. 그는 도착해서 방문 벨을 눌렀으나 소식이 없다는 것. 무리해서 문을 따고 들어가는 방법 밖에는 별다른 도리가 없어 궁리를 하던 중 긴장된 시간이 흘렀다.

결국, 스마트폰 위치추적을 한 뒤 결과를 놓고 방문을 여는 쪽으로 의견을 정리했다.  필자는 충남도경 상황실 담당과 딸의 인적상황과 스마트폰 번호 등 위치추적 신고에 관한 절차를 밟았다.

정신은 온통 험한 세상의 어둡고 두려운 사건만이 뇌리를 스치고 긴장과 절망감이 온몸에 스며들기 시작했다 마음속으로는 “하나님 도와주세요.” 간절한 소원을 빌었다.

접수를 마치자마자 아내의 핸드폰에서 한통의 전화벨이 울렸다. “어디냐!”다급한 목소리가 지구대 안을 뒤 흔들었다.

바짝 긴장했던 지구대 경찰들도 안도의 빚으로 우리 부부를 보고 있었다. 딸은 문밖의 경찰을 만나 상환판단 뒤 경찰의 휴대폰을 빌려 전화를 했던 것이다. 가슴 졸인 몇 시간은 긴 악몽에 시달리다 잠을 깬 현실과 같았다.

딸은 그날 휴대폰을 잃어버리고 피곤해 깊은 잠에 빠져 벨소리조차 잘 느끼지 못했던 것. 가슴 졸였던 몇 시간 내내 경찰들의 수고와 위로가 그리 고마울 수 없었다.

송파경찰서 문정지구대 김성만, 정용민 경위는 “딸을 기르고 있어 딸을 데리고 있는 부모입장을 충분히 이해 합니다”위로의 말과 함께 보낸 메시지에는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지 연락주십시오”라고 쓰여 있다.

친절하게 커피까지 내주며 함께 걱정해준 조치원지구대 경찰의 신속한 대응덕택에 일찍 가슴을 쓸어내릴 수 있었다.

보이지 않는 서울에서 자신의 일처럼 도와준 김, 정 경위 등 출동경찰이 고맙기 짝이 없다.

험한 세상, 그래도 우리 곁을 지켜주는 경찰이 있어 큰 위로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