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진에 대만 경제 나락으로, 남의 일 아냐

2015-10-02 14:10

대만 타이베이의 야경.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중국의 성장률둔화와 공급과잉현상으로 인해 대만의 경제가 급전직하하고 있다. 올해 3분기와 4분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며, 연간 GDP 성장률이 1%를 하회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대만 행정원은 지난 1일 "각종 내외부 요인으로 인해 올해 GDP 성장률이 1%대로 떨어질 것이며 11월에 올해 예상 성장률을 1.56%에서 더 낮은 수치로 하향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상하이의 경제지인 후이퉁왕(汇通网)이 2일 전했다. 대만 행정원은 올해 초 2015년 GDP 성장률 예상치를 3.78%로 잡았었다. 하지만 지난 5월 이를 3.28%로 낮춘 후 지난 8월에는 이마저도 1.56%로 대폭 하향조정했다. 당시 제시한 1.56%의 성장률은 글로벌 경제위기로 인해 2009년 경제성장률 -1.57%를 기록한 후 6년만의 최저치다.

이에 더해 대만은 올해 3분기에 플러스성장을 지키지 못하고 마이너스성장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으며, 올해 성장률 1%를 지키기도 힘들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8월달 수출과 수출주문량, 공업생산량이 전년대비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며 감소폭은 7월에 비해 더욱 커지고 있다는 것.

대만의 경제는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대만은 국민당 집권 이후 2009년의 마이너스성장률을 중국에 대한 수출확대로 돌파해 냈다. 올해 상반기 중국에 대한 수출 비중이 국내총생산(GDP)의 45%에 달했다. 대만의 상위 10대 수출 품목 중 절반 이상은 전자부문이다. 대만 총 무역액의 30% 이상 역시 전자부문에서 나온다. 하지만 중국의 올 2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년대비 4% 줄었다. 가전제품이나 반도체 수요 역시 소폭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더해 로컬 전자업체들의 성장세가 무섭다. 대만기업들이 중국에서 설자리를 잃어가고 잇는 것이다.

대만의 GDP성장률은 지난해 1분기 3.41%, 2분기 3.87%, 3분기 3.63%, 4분기 3.17%를 기록했다. 연간 전체로는 3.51%의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 2분기 이후 둔화세를 보이던 대만경제는 올해 1분기 3.37%로 낮아졌다가 2분기에는 0.64%로 주저앉았다. 올 1분기 5.93% 증가세를 기록했던 수출은 2분기에 1.3% 감소세를 기록했다.

경제위축이 심각해지자 대만 중앙은행은 지난달 24일 기준금리를 1.875%에서 1.75%로 전격 인하했다. 대만이 금리를 인하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 12월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이로 인해 내년 1월 예정돼 있는 대만 총통선거에서 경제이슈가 가장 큰 쟁점으로 부각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