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시작은 했지만…"…급조된 행사·허접한 홈페이지에 비난 쇄도

2015-10-02 00:00
소비자 '과소비·호갱' 주의해야…가격 비교 사이트 등 참고 필수

[블랙프라이데이 참여 주요 유통 업체별 주력 품목 할인율(자료=각 사 제공), 그래픽=아주경제 미술팀 김효곤기자]


아주경제 정영일 기자 =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행사가 지난 1일부터 시작됐다.

이번 행사는 지난 8월 14일부터 시작된 '코리아 그랜드 세일'을 내수 회복으로 이어간다는 목적으로 정부가 준비했다. 행사는 14일까지 2주 동안 이어진다.

단일 유통 관련 행사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백화점 71개 점포를 포함해 대형마트 398개, 편의점 2만5400개 등 대형 유통업체 약 2만6000개 점포가 동참한다.

이와 함께 전국 200여개 전통시장, 11번가·G마켓·NS홈쇼핑 등 온라인 유통업체 16곳, 다국적 가구기업 이케아 이외에 BBQ·VIPS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 등도 참여한다.

행사 할인율은 최대 50∼70% 정도다.

국내 유통 업체들은 기존 정기 세일에 할인 품목을 늘리는 방식으로 행사에 참가한다.

먼저 롯데백화점은 오는 18일까지 지난해 가을 세일보다 참여 브랜드가 40여개가 늘어난 총 580여개가 참여한다. 레니본·DKNY·닥스골프·클럽모나코 등 기존 정기 세일에 참여하지 않는 110여개 브랜드들도 10~20% 스페셜 데이를 진행한다. 

현대백화점은 18일까지 점별로 80~100개 아이템을 선정해 한정 수량을 최초 판매가 기준으로 최대 70% 할인 판매하는 '핫 프라이스 위크'를 벌인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11일까지 '아웃도어 라이프페어' 이벤트를 전점에서 진행한다. 

이마트는 14일까지(신선식품은 7일까지) 전 점에서 행사를 열고 한우사골·밥솥 등 신선식품에서 가전·패션까지 인기 생필품 1000여개 품목을 엄선해 최대 50% 할인 판매한다.

홈플러스도 전국 140개 점포 및 온라인 쇼핑을 통해 인기 생필품 최대 반값 및 균일가, 냉장고와 TV, 김치냉장고 등 가전제품, F2F 의류를 각각 최대 50% 할인하며 인기 세계 맥주를 저렴하게 선보인다.

롯데마트의 경우 7일까지 3000여가지 우수재고를 최대 50% 할인 판매에 나선다. 나이키·아디다스 등 인기 슈즈 브랜드 및 지센·체이스컬트 등 여성·남성·유아동 브랜드를 저렴하게 판매하며, 제휴 신용카드로 10만원 이상 결제 고객에 한해 5000원 상품권도 증정한다.

온라인 마켓 중 G마켓은 11일까지 롯데백화점 등 총 9개 제휴사와 함께 진행하며 품목별 인기 브랜드 상품을 '슈퍼딜'을 통해 할인 판매한다.

11번가는 5~14일까지 일자별로 가을 시즌 테마 상품으로 구성, 패션·혼수·마트·레포츠·모바일티켓·가전·잡화·유아용품·인테리어 등 일자별 다른 테마로 진행한다. 기획전 상품을 최대 50% 할인하고 추가 할인과 멤버십 포인트 적립도 시행한다.

정부는 고객 쇼핑 편의를 위해 참여 업체 대상으로 국내 모든 카드사가 최대 5개월 무이자 할부를 제공키로 했다. 또 세일 기간 중 대형마트 의무 휴업일을 다른 날로 조정할 수 있도록 해당 지자체에 협조를 요청했다.

그러나 이번 행사 전개 첫날부터 불만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코리아 그랜드세일'과 성격이 비슷하고 백화점, 대형마트의 정기 할인 행사나 역시즌 행사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미 치러지고 있는 행사에 정부가 숟가락만 얹어 생색만 낸다는 국민들의 질타를 받는 이유다.

게다가 이번 행사를 빌미로 품목과 할인율 등 이른바 '꿀팁'을 소개하는 콘텐츠가 우후죽순처럼 넘쳐 나며서 자칫 소비자를 '호갱'으로 만들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정부가 나서 관련 홈페이지도 구축했지만 '허접하다'는 비아냥을 듣고 있다.

내수 진작은 물론 중국 명절인 중추철에 이어 기념일인 국경절 연휴를 맞아 방한한 중국인 관광객(유커)를 타깃으로 해 행사를 벌인다면서도 중국어 서비스는 찾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참여 업체 로고를 클릭하면 행사 기간과 대략적인 행사 내용만 나열하는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단 2가지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그친데다 홈페이지 절반에는 포털에서도 쉬게 검색이 가능한 ‘언론에서 본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란을 만들어 정부가 치적을 알리기에 혈안이 돼 급조해 만들었다는 네티즌들의 불만 글이 쇄도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행사 기간에 쫓겨 무조건 지갑을 여는 무분별한 소비보다는 가격 비교 사이트를 참고해 실제 할인율은 물론 반품 및 배송, 반품·환불 조건 등을 꼼꼼하게 따져봐야 낭패를 당하지 않는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