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대전 2라운드' 본격 돌입…롯데·SK 2곳, 신세계·두산 3곳 신청

2015-09-26 00:00
부산은 신세계와 형지 맞대결…11월중 최종 선정 예정

[이홍균 롯데면세점 대표(왼쪽)와 문근숙 노조위원장이 25일 오전 9시 서울 강남구 논현동 서울세관을 함께 방문해 올해 말로 만료되는 본점과 월드타워점의 면세점 신규 특허 신청을 위한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며 필승을 다짐하고 있다. 사진=롯데면세점 제공]


아주경제 정영일 기자 =  국내 유통 공룡들의 전쟁으로 불리는 시내면세점 2차 라운드가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면세점 운영을 주관하고 있는 관세청은 25일 오후 6시 시내면세점 신청을 마감했다.

대상 면세 특허권은 올해 만료되는 4곳에 대한 것이다. SK네트웍스가 운영하는 워커힐 면세점(11월 16일), 롯데면세점이 운영하는 소공점과 롯데월드점(12월 22일과 31일), 부산 신세계면세점(12월 15일) 등이다. 특허 신청은 1개 기업(법인)이 총 4곳 모두에 대해 참여할 수 있다.

각 면세점 별로 특허 종료 기간이 다르지만 관세청은 이들의 특허기간이 비슷한 시기에 만료됨에 따라 새로운 사업자 선정을 위한 특허 신청 및 특허심사위원회 개최 등의 절차를 통합해 진행키로 했다.

각 기업(법인)은 하나의 사업 계획서로 복수 지원하는데 제한이 없고 신청 대상인 4개 면세점 특허권 각각에 대해 모두 처음부터 새로 특허 자격이 심사되는 만큼 선정 확률 측면에서 특정 서울 면세점만 타깃으로 낼 이유가 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이날 가장 먼저 신청서를 제출한 곳은 롯데면세점이다. 이홍균 대표는 이날 오전 9시 문근숙 롯데면세점 노조위원장이 함께 서울 강남구 논현동 서울세관을 직접 찾아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 대표는 “2곳의 면세점을 잘 지키고 경쟁력을 강화시켜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노사 간 협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함께 나오게 됐다”며 “그동안 고생한 모든 노사 임직원들에게 그저 감사할 뿐”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문 노조위원장도 “롯데면세점은 지난 35년 동안 노사가 함께 일궈온 소중한 일터”라며 “롯데면세점에 몸담고 있는 1만명의 미래가 달린 이번 입찰에 노사가 따로 일 수 없다는 마음에 자원해서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롯데면세점 측은 지난 23일 발표한 ‘비전 2020’을 통해 소공동 본점과 월드타워점을 세롭게 변모시켜 2020년까지 외국인 관광객 1300만명을 유치해 29조원의 외화 수입을 올리고, 9만6000여명의 고용 창출 효과를 내 면세점 업계 세계 1위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공언했다.

신세계그룹 역시 면세점 운영 법인인 신세계디에프 성영목 대표가 오전 11시 직접 서울세관을 방문, 서울지역 3곳에 대한 신청서를 제출했다. 과거 파라다이스 면세점을 인수해 현재 운영 중인 부산 면세점에 대해서도 이날 별도로 신세계조선호텔 명의로 부산세관에 신청서를 제출, 모두 4개 특허를 모두 신청한 유일한 기업이 됐다.

성 사장은 “지난 6월 신규 특허 신청 과정에서 고배를 마신 뒤 부족했던 측면을 하나씩 점검하고 보완해 왔다”며, “신세계 본점 신관 시내면세점을 최대의 경제효과를 낼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의 면세점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성 사장은 이어 “신세계 같은 새로운 사업자가 새로운 면세 콘텐츠를 만들어냄으로써 면세시장 경쟁을 촉진시켜 관광산업 활성화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며, “중소중견기업 및 전통시장과의 상생에 주력해 면세사업의 이익을 사회에 되돌리는 사업모델로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신세계는 지난 6월 마감한 1차 특허 신청 때와 달리 시내면세점 후보지로 신세계 서울 본점 신관을 활용키로 했다. 신세계 본점 신관 5개 층(연면적 1만8180㎡(5500평) 규모로 조성될 계획으로, 최대의 경제효과를 창출해 낼 수 있도록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올해 처음으로 면세점 사업에 뛰어드는 두산그룹도 이날 오전 11시쯤 조용만 두산타워 부사장이 신청서를 제출했다. 신청 대상지는 서울 지역 3곳 모두다.

동대문 두산타워를 후보지로 선정한 두산은 총 1만7000㎡ 면적에 청년 유커(중국인 관광객) 등을 대상으로 한 상품 구색을 강화키로 했다.

두산 측은 "동대문 지역의 발전을 위해서는 면세점 유치가 꼭 필요하며 두산은 지역상권과 상생할 수 있는 모델로 면세사업을 전개할 것"이라며 "관광과 쇼핑이 어우러진 인프라 구축에도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SK네트웍스는 오후 4시쯤 면세사업을 담당하는 권미경 면세사업 본부장이 신청서를 제출했다.

SK 측은 현재 운영하는 워커힐 면세점 특허 재승인에 집중할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는 달리, 롯데 월드타워점까지 모두 2곳의 특허에 도전했다. 추가 면세점의 입지는 동대문 케레스타 빌딩으로 결정됐다.

문종훈 SK네트웍스 사장은 “오랜 기간 워커힐면세점에서 중국인 관광객 대상 스페셜리스트로서 전문적인 역량을 쌓아온 우리 회사가 사업 기반을 넓히는 것은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사명이자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의 성장을 향한 중요한 발걸음”이라며 “이번 입찰을 통해 2개 면세점 운영권을 획득하고 우리가 보유한 차별적 경쟁력을 한층 더 높여 사업 성장과 면세사업 발전은 물론 국가경제에 이바지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패션그룹 형지는 부산 시내면세점을 대상으로 특허 신청을 내 현 운영자인 신세계 조선호텔과 한판 승부를 겨루게 됐다..

이와 함께 기존 시내면세점의 특허가 취소되어 신규 사업자를 선정하게 된 충남지역 시내면세점은 중소·중견기업인 티아이씨리미티드, 제주면세점 2개 업체가 신청했다.

관세청은 이번 신청서를 기초로 각 업체들의 사업 계획서를 검토하고 현장실사를 거쳐 11월초 전문가들로 구성된 심사위원와  마지막 프레젠테이션를 거쳐 최종 면세점(보세매장) 운영특허권자를 선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