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위원장의 야심작 복합점포, 소비자 편의성 높일까

2015-09-24 11:45

24일 KB국민은행 여의도영업부에서 KB금융그룹 은행ㆍ증권ㆍ손해보험ㆍ생명보험 복합점포 개점행사에 참여한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왼쪽 일곱째)과 임직원들이 케잌 커팅식을 하고 있다. [사진=KB금융그룹]


아주경제 장슬기 기자 = 금융지주사들이 업권간의 칸막이를 없앤 복합점포를 확대하면서 그 실효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취임 후 야심작으로 내놓은 소비자 편의 서비스인 만큼, 실제 현장에서도 시너지가 효과적으로 창출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이날 KB국민은행 여의도영업부 은행·증권 복합점포에 업계 최초로 손해보험사와 생명보험사를 입점시켜 영업을 개시했다. 이에 따라 KB금융 복합점포를 이용하는 고객은 은행·증권 자산관리서비스와 함께 KB손해보험 및 KB생명보험 창구를 통해 방카슈랑스에서 취급하지 않는 자동차보험, 종신보험 등을 가입할 수 있다.

KB금융은 고객특성, 영업모델, 주력상품 등을 검토해 일반고객을 대상으로 한 여의도영업부 외에도 PB고객과 기업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보험 시범 복합점포를 추가로 개설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임 위원장은 올 초 농협금융 재임 시 금융권 첫 복합점포를 출범시킨 바 있다. 이후에도 임 위원장은 금융회사들의 경쟁력 강화 및 소비자 편의성 제고를 위해 금융권 칸막이 규제 완화를 주장해왔다. 이 같은 움직임에 따라 우리은행도 지난 4월 은행·증권의 복합점포를 출범했다. 해당 점포는 우리은행의 본점영업부와 광양포스코금융센터, 삼성증권의 삼성타운지점 등 3곳에 상호 입점해 운영되고 있다.

신한금융은 지난 7월 준자산가 고객들에게 은행과 증권의 자산관리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신한 PWM Lounge'를 출범시켰다. 신한 PWM Lounge는 일반 신한은행 지점에 신한금융투자의 직원이 함께 근무하는 형태로, 고객은 은행과 금융투자의 전문가가 제공하는 상품과 자산관리서비스를 동시에 받을 수 있다.

현재 경희궁지점, 명동금융센터, 평촌금융센터, 부산서면지점, 울산금융센터 등에서 전국 16개 점포에서 동시에 오픈됐으며, 향후 계열 보험사인 신한생명 입점을 통해 점포를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농협금융과 하나금융의 경우에는 업계에서 유일하게 생명보험사를 입점시켜 운영해왔다. 농협금융은 지난 달 기존 은행과 증권이 함께 들어서 있는 복합점포인 '광화문NH농협금융플러스센터'에 NH농협생명을 입점시켰으며, KEB하나금융도 같은 달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복합점포에 하나생명을 입점한 복합점포를 오픈했다.

하지만 복합점포에 대한 실효성은 여전히 논란의 대상이다. 은행과 증권사가 한 곳에 자리하고 있어 연계영업이 가능해졌으나 보험상품의 경우 고객군과 상품의 성격 자체가 달라 시너지를 내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농협금융과 하나금융의 복합점포 내 보험사 실적은 한 달 동안 10건 이내에 그쳤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최근 저금리로 은행 예적금에 대한 매력이 떨어지면서 증권 연계 상품을 찾는 고객들이 늘고 있는 추세"라며 "이런 효과 때문에 현재 복합점포 내 은행과 증권사의 경우 조금씩 실적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다만 보험의 경우 같은 복합점포 내에서도 적극적인 영업이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고객의 상품 가입 목적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시너지를 내기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KB가 최초로 손보사를 입점시킨 만큼 자동차보험 및 보상 관련 업무가 복합점포에서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을 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