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동 삼성타운 옆 ‘꼬마빌딩’ 매물로 나왔다

2015-09-30 15:10
임대료 급감에 소유자가 매물로 내놔…삼성의 매수 여부 두고 관심 집중돼

최근 매물로 나온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윤빌딩' 전경 [사진 = 백현철기자]


아주경제 백현철 기자 = 강남역 삼성타운 옆 이른바 '꼬마빌딩'이 최근 매물로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오랜 기간 삼성의 매각 권유에도 꿈쩍 않던 윤빌딩이 새 주인을 찾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삼성타운 바로 옆에 위치한 윤빌딩은 연면적 1600.82㎡ 지하 2층~지상 6층짜리 건물로 규모는 작지만 2만5000㎡(7600여평) 부지의 삼성타운과 불과 15m 간격을 두고 있어 유명세가 상당하다.

1990년대 초 삼성은 서초동 삼성타운 조성을 기획하는 과정에서 현재 윤빌딩이 위치한 359㎡(110여평)의 토지를 매입하려 했다. 그러나 당시 토지 소유자인 윤모씨(2008년 사망)가 시세보다 2~3배 높은 가격을 불러 협상이 결렬됐다.

1999년 윤씨가 6층 높이의 윤빌딩을 지은 뒤에도 삼성은 2006년과 2007년 두 차례 재협상을 시도했지만, 가격 조율에 실패해 빌딩 매입에 실패했다. 당시 삼성 측이 제시한 가격은 3.3㎡당 1억2000만원에 달했으나, 윤씨의 마음을 얻기에는 역부족이었다.

2008년 삼성은 결국 삼성타운 부지를 A(삼성생명), B(삼성물산), C(삼성전자) 등 3개 구역으로 나눠 각각 35층, 31층, 43층의 사옥을 건립했다.

이후 윤씨가 사망하자 가족들은 2009년 7월 성형외과를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박모씨에게 평균 시세인 230억원에 윤빌딩을 넘겼다. 

그러나 투자한 비용만큼 임대수익이 나지 않자 박모씨는 결국 7년 만에 윤빌딩을 매물로 내놨다.

강남역 인근 A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박씨가 건물에 투자한 금액만큼 임대료가 들어오지 않자 건물 매입을 후회하며 최근 매물로 내놨다”면서 “적정한 금액을 주면 빠른 시일 내에 건물 팔고 나가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삼성이 매물로 나온 윤빌딩을 매입할 것인지를 두고 관심이 쏠린다. 삼성이 윤빌딩을 손에 쥘 경우, 어떤 식으로든 해당 부지를 삼성타운과 연계해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삼성의 일부 계열사들이 윤빌딩 매입을 위해 지난해 두 차례 시세까지 알아봤다는 게 강남역 주변 공인중개업소들의 전언이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빌딩 매입을 위한 구체적인 움직임은 없다.

삼성그룹의 한 관계자는 “박모씨에게 해당 빌딩의 소유가 넘어간 이후, 그룹 차원의 매입 시도는 중단된 상태”라면서 “현재도 매입 의사는 없으며, 해당 부지의 활용 계획을 세웠다는 부분도 사실 무근”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