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불확실성 재점화로 '바이 코리아' 나흘 만에 뚝

2015-09-21 16:45

아주경제 김부원 기자 = '바이 코리아'가 다시 불거진 미국 금리인상 불확실성, 신흥국 경기둔화 우려로 나흘 만에 끝났다. 우리 증시를 비롯한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위험자산 회피심리가 재차 커지고 있어 보수적인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 

21일 코스피는 하루 만에 31.27포인트(1.57%) 내린 1964.68을 기록했다. 직전 거래일인 18일(종가 1995.95)만 해도 미 기준금리 동결에 힘입어 2000선에 바짝 다가섰던 지수가 1960선까지 단숨에 되밀렸다.

외국인은 1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30거래일 만에 매수우위로 돌아섰고, 18일까지 3거래일 동안 5211억원어치 주식을 누적 순매수한 바 있다. 덕분에 2000선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높았다.

그러나 이날 외국인은 다시 1982억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우면서 매도우위로 돌아섰다. 기관도 1052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개인만 홀로 2546억원 어치를 사들였지만, 지수 하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미 기준금리 동결이 외국인을 다시 우리 증시로 불러들였으나, 결국 같은 이유로 '셀 코리아'가 재연되고 있다. 얼마나 경기둔화 우려가 컸으면 충분한 명분을 얻은 금리인상 시기를 미뤘겠냐는 것이다.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도 최근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 경기에 대한 우려를 언급하면서 위험자산 기피 심리를 부추겼다. 실제 세계 주요 증시가 동반 하락하고 있다. 미국 다우, 나스닥, S&P500지수는 현지시간 18일 모두 1.5% 내외 낙폭을 보였다. 독일(-3.06%)을 비롯한 유럽 주요 증시도 나란히 내렸다. 미 금리동결이 되레 역풍을 몰고 온 셈이다.

한요섭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금리동결을 이유로 글로벌 경제와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를 꼽자 불안감이 더욱 증폭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오태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세계 경기에 대한 자신감이 회복되기 전까지 신흥국 시장에 대한 외국인 투자는 단기에 그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그는 "경기 우려가 지속된다면 신흥국 투자는 펀더멘털 회복에 따르기보다는 단기 모멘텀 개선에 국한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김유겸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는 10월이나 12월 미 금리인상이 예상된다"며 "불안감이 상존하고 있어 외국인이 강한 매수세를 보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코스닥 역시 하락 마감했다. 지수는 1.28포인트(0.19%) 내린 688.90을 기록했다. 코스닥에서도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18억원, 122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개인만 홀로 674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도 경기둔화 우려 탓에 하루 만에 오름세로 돌아서 11.9원 오른 1174.7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커진 바람에 환율은 당분간 추세적으로 떨어지기 어려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