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국감] 석탄공사, 1500원대 퇴직 위로금 잔치…혈세 2000억원 낭비

2015-09-16 13:43

 

아주경제 신희강 기자 = 대한석탄공사가 인력삭감을 명분으로 직원들의 조기 퇴직을 유도하면서 위로금 명목으로 수천억원 세금을 낭비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 직원은 정년퇴직까지 불과 한 달여를 남긴 상태에서 조기 퇴직하면서 3억여원을 타낸 것으로 드러났다.

16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전순옥 의원에 따르면 석탄공사가 지난 10년간 석탄산업 합리화 정책의 일환으로 1022명의 인력을 삭감, 혈세 2076억원을 낭비한 것으로 밝혀졌다.

정부는 1980년대 후반 광물 수요가 줄자 일부 광산을 폐광하는 석탄산업 합리화 정책을 폈다. 이 정책에 따라 석탄공사도 인력 감축에 들어갔고, 조기 퇴직자들에게 감축지원금 명목의 위로금과 별도의 퇴직금을 제공했다.

특히 석탄공사는 1994년 부도 이후 대출금 이자로만 매년 수백억원씩 지출했다. 이런 상황에 불구하고, 정년이 얼마 남지 않은 조기 퇴직자들에게도 억대 위로금을 제공했다는 점이 드러났다.

석탄공사는 지난 10년간 747명이 정년이 3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조기 퇴직을 신청했다. 이들은 1인당 적게는 1억1100만원부터 많게는 4억600만원까지 챙겼으며, 747명이 퇴직하며 받은 돈은 총 1539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정년을 1년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조기 퇴직을 신청한 직원도 256명이나 됐다. 이들 중 박모씨 등 22명은 정년퇴직을 한 달 남겨 둔 2011년 5월 31일 퇴직했다. 박씨가 가장 많은 2억4600만원을 받아갔고 가장 적게 받아간 직원도 1억3400만원을 챙겼다. 이들 22명이 챙긴 돈만 39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감사원은 2008년 석탄공사가 조기 퇴직자의 잔여 근무기간에 관계없이 최대 41개월치 월급을 지급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2011년 지침이 변경됐지만 정년까지 1년이 채 남지 않은 조기 퇴직 대상자의 3개월치 월급을 삭감하는데 그쳤다.

전 의원은 "억대위로금을 주고 인력을 감축한 자리는 하청업체 노동자들이 메꾸었다. 감산정책 한다며 하청업체 직원은 왜 늘렸냐"며 "산업부는 지금까지 거짓 감산정책으로 국민혈세만 낭비했다"고 질타했다.

한편 석탄공사는 2010년부터 현재까지 하청업체 직원에 대해 연 평균 1900만원, 정규직은 평균 4800만원으로 두 배 많은 월급을 지급해 왔다. 이에 하청업체 노동자들은 '하청업체 노동자도 석탄공사 노조로 인정하라'는 지위확인소송 중에 있으며 1심에서 승소, 2심 진행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