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국감] 한국은행, 임직원 미술품 매입에 혈세 낭비

2015-09-16 10:44


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한국은행이 전·현직 임직원들의 미술품을 매입하는 데 과도한 예산을 사용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원석 의원(정의당)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현재 1031점(감정가 56억9913만원)의 미술품 중 전·현직 직원들의 작품 55점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직원들의 작품을 1점당 150만원 이상인 총 8457만원에 매입했다.

그러나 이들 작품의 2012년 기준 감정가는 취득가보다 40%가량 낮은 5090만원에 불과하다. 임직원들의 작품을 고가에 매입했으나 감정가 하락으로 손해를 보고 있는 셈이다.

한국은행은 전직 금융결제원장을 지낸 A씨의 서양화 3점을 각각 300만원에 구입했으나 감정가는 각각 60만원에 불과했으며 한국은행 조사부장, 금융연수원장을 지낸 B씨의 작품도 200만원에 구입했으나 감정가는 60만원으로 조사됐다.

이밖에 900만원에 구입한 동양화 1점은 감정가가 100만원으로 낮아졌으며 250만원에 매입한 동양화 1점의 감정가는 10만원으로 쪼그라들었다.

또 한국은행은 내부 미술 동호회 관련 지도강사의 작품을 800만원에 매입하기도 했다.

더불어 한국은행은 지난해 12월 미술품 관리방법 개선방안을 마련해 취득한 작품 중 두 차례 감정평가를 통해 최하등급을 받고 감정가가 50만원 이하인 작품을 '미술품'이 아닌 '장식품'으로 분류했다.

장식품으로 분류된 작품은 총 350점으로 취득가는 7984만원에 달한다. 반면 이들 작품의 감정가는 4074만원에 그쳤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한국은행이 미술품을 취득해 온 것은 신진작가를 육성한다는 좋은 취지에 따른 것이고 경우에 따라 직원들의 작품도 취득할 수 있다"면서도 "중앙은행으로서 직원들이나 동호회 강사의 작품을 고가로 매입해 손해를 본다는 것은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미술품 관리에서도 가치가 높은 작품을 전문적으로 별도 관리하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그렇지 않은 작품을 장식품으로 분류해 대장을 따로 작성해 놓고 국회 자료요구에 미술품 대장만을 제출하는 것은 사실상 분식회계"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