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대 외부감사 형식적…10곳 중 8곳 지적사항 0건”
2015-09-16 09:40
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 내부감사의 한계를 보완하고 재정 운영의 투명성, 적법성을 보장하기 위해 법에 따라 사립대학은 학교법인과 독립된 회계법인으로부터 매년 외부감사를 받아야 하지만 지적사항이 없는 등 ‘있으나마나’ 한 외부감사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정진후 의원(정의당)이 발간한 ‘사립대학 감사제도 문제점과 개선방안’에 따르면, 대다수 사립대가 법 규정을 준수하지 않았는데도 외부감사에서 지적사항이 1건이라도 적발 된 대학은 4년제의 17.9%인 20곳, 전문대의 13.4%인 15곳에 그쳤다.
4년제 대학의 경우 ‘수익용기본재산 확보율’을 법정기준만큼 확보하지 않은 대학이 83.1%인 123곳이었고 ‘수익용기본재산 수익률 3.5%’ 규정을 준수하지 않은 대학 78.4%인 116곳, ‘학교운영경비 부담률 80%’ 규정을 준수하지 않은 대학도 30.4%인 45곳에 달했다.
‘법인직원인건비 0원 지출’ 대학도 21.6%인 32곳, ‘교육부 장관의 승인을 받지 않고 사학연금 법인부담금의 일부 또는 전부를 임의로 교비회계에서 부담했거나, 승인은 받았으나 법인부담금을 승인액 보다 적게 부담’한 대학도 28.4%인 42곳이었다.
5개 규정을 모두 준수한 사립대는 4년제 대학 중 4곳에 그쳤고 전문대는 단 한 곳도 없었다.
사립 4년제 대학의 97.3%인 144개 학교와 모든 전문대학은 ‘5개 법 규정’ 중에서 최소 1건 이상을 준수하지 않았다.
외부감사에서 최소한 ‘5개 규정’만이라도 제대로 검토했다면 대부분의 대학에서는 1건 이상 지적사항이 적발됐어야 하지만 최근 3년간 외부감사 결과, 4년제 사립대 중에서 지적사항이 있는 대학은 2012년 12.3%인 10곳, 2013년 10.7%인 12곳, 2014년 17.9%인 20곳에 불과했고, 지적사항이 있는 대학들의 지적건수도 2014년 대학당 3건에 불과했다.
전문대학은 더욱 심각해 지적사항이 있는 대학이 2012년 9.1%인 5곳, 2013년 6.3%인 7곳, 2014년 13.4%인 15곳으로 최근 3년간 대학 10곳 중 8~9곳은 외부감사 결과 지적 사항이 단 한 건도 적발되지 않았다.
2014년 교육부 회계감사를 받은 사립대 16교의 지적건수는 호남대 18건, 성결대 15건, 인제대 14건, 동양미래대 13건 등 다수가 적발됐지만 대학 자체적으로 실시한 외부감사에서 지적사항이 적발된 대학은 광주대 2건이 유일하고 나머지 15개 학교는 지적사항이 단 한 건도 없었다.
사립대학들이 2014회계연도 외부감사에 지출한 비용은 34억원으로 대학 당 4년제 1715만원, 전문대 1301만원으로 관련 자료를 미제출한 대학까지 포함하면 외부감사 비용은 이보다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3년간(2012~2014회계연도) 외부감사를 가장 많이 담당한 회계법인은 삼덕회계법인 41회, 신한회계법인 33회, 대주회계법인과 신우회계법인 28회 등으로 상위 10개 회계법인이 전체 외부감사 511건 중 45.8%인 234건을 담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주요 회계법인의 외부감사에서도 대부분 지적사항이 없었다.
삼덕회계법인이 최근 3년간 실시한 사립대 외부감사 41회 중에서 지적건수를 적발한 것은 2회, 신한회계법인도 33회 중 2회에 불과했다.
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성균관대, 한양대 등 서울지역 주요대학 외부감사를 실시했던 안진회계법인은 19회 중에서 단 1회에 그쳤다.
정진후 의원은 “사립대학이 연간 34억원에 달하는 외부감사 비용을 지출하지만 법 규정을 지키지 않는 사항조차 적발하지 못한다면 외부감사 무용론이 제기될 수준으로 지난해부터 외부감사가 확인해야 할 사항을 교육부 고시로 명시했지만 확인 사항이 7개에 불과하고, 회계감사 감리제도 대상 대학도 10개에 불과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며 “교육부가 관련 법과 정책을 강화해 외부감사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